팬텀 블루 미스트!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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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 안 했습니다
 
준비 되셨으면 인장 바꿔주세요 ^__^
 
제가 귀엽나요?
 
감사하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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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밤입니다.
 
내내 그랬듯이, 이 도시에는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시민들은 도시의 안전을 수호하는 경찰에게 감사하고,
 
그 경찰 중에는 당신도 있습니다.
 
이제 신입 딱지는 뗄 만한 정도의 시간이 흘렀네요.
 
많은 것들이 바뀌고 변해갔지만,
 
한 가지 여전한 것은,
 
그날 이후로 당신은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놀이공원의 화려한 불꽃놀이와 퍼레이드 속에서 작별을 고한 괴도는
 
안녕, 이라고 말한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당신의 일상을 휘저어 놓았던 괴도가 사라졌으니,
 
마침내 평온한 일상을 즐길 수 있겠지요.
 
... ...
 
실제로는 어떤가요?
 
아직도 괴도를 종종 생각하나요?
 
팬텀 블루 미스트를 다시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종적을 감춰버린 괴도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고, 어떤 말을 전하고 싶나요?
 
권태혁:(솔직히... 또 뻔뻔하게 눈 앞에 나타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모르겠다.)
 
...
 
새것으로 말끔하게 교체한 창문 유리가 도시의 야경을 비춥니다.
 
환한 보름달이 떴지만,
 
달을 등지고 자신만만하게 대사를 읊었던 어떤 이는 더 이상 이곳에 없습니다.
 
그래요. 이 부재도 익숙하기만 합니다.
 
권태혁:
기준치: 75/37/15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무언가 잊어버린 듯한 기분이 듭니다.
 
...아, 서랍이 조금 열려 있네요.
 
권태혁:(내가 열어뒀었나? 서랍에 가까이 가 열어본다.)
 
서랍을 열어보면 푸른 안개꽃 귀걸이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괴도와의 질긴 악연을 상징하는 물건이었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괴도가 놓고 간 마지막 유품처럼 느껴져요.
 
이제 이 귀걸이마저 없으면,
 
괴도와의 인연을 증명할 만한 건 어디에도 없네요.
 
귀걸이는 여전히 반짝거리며 빛나고 있습니다.
 
권태혁:
정신
기준치: 50/25/10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문득 귀걸이를 힘껏 쥐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집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감각이에요.
 
지금 당장,
 
어서,
 
빨리!
 
권태혁:(충동에 귀걸이 힘껏 쥐어본다.)
 
귀걸이를 힘껏 쥐어봅니다.
 
... ...
 
당신이 귀걸이를 손에 쥐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귀걸이는 그저 빛나기만 할 뿐,
 
당신을 어디에도 데려가 주지 않습니다.
 
허탈한가요?
 
권태혁:... ... (작게 한숨 쉬고 귀걸이 서랍 위에 대충 올려 놓는다.)
 
당신은 귀걸이를 서랍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 제법 시간이 늦었네요.
 
오늘은 이만 잠들어 볼까요?
 
권태혁:(불 다 끄고 침대로 가 취침...)
 
베개에 머리를 누이면, 어째선지 삽시간에 졸음이 찾아옵니다.
 
오늘은 그렇게 피곤하지도 않았는데, 감당할 수 없을 수마예요.
 
당신은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무시할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려옵니다.
 
권태혁: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돌연 더없이 싸늘한 냉기가 닿아옵니다.
 
당신은 분명히 푹신한 이불 속에서 잠들었을 텐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당신이 눈을 뜨면, 너무나도 어두워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지독한 추위가 몰려와, 저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됩니다.
 
입고 있는 옷은 잠들기 전에 입은 그대로이며,
 
그렇기에 별다른 소지품은 없는 듯싶네요.
 
아, 한쪽 귀에 위화감이 있습니다.
 
확인해 볼까요?
 
권태혁:(위화감 드는 귀 만져서 확인해 본다.)
 
확인하면...
 
어째선지 푸른 안개꽃 귀걸이가 달려 있음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귀를 만지기 위해 들어 올린 손에 아주 강한, 부자유스러움을 느낍니다.
 
찰캉, 쇳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은 자신의 한쪽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음을 발견합니다.
 
수갑에 매달린 쇠사슬은 어딘가로 연결되어 있는지,
 
늘어져 있지 않고 좀 떠 있네요.
 
권태혁:...?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웬 쇳소리가... 수갑 봄, 안 봄... 한쪽이 본인 손목이면 다른 하나는...? 수갑 찬 손 살짝 당겨본다.)
 
수갑을 살짝 당겨보면...
 
...익숙하지만, 낮게 가라앉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당신의 옆에서 들려옵니다.
 
슬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집니다.
 
다시 주변을 둘러보면, 이곳이 마치... 감옥 같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쇠창살이 촘촘하게 박힌 문이 보이고,
 
딱딱하고 거친 바닥은 조금만 움직여도 생채기가 날 것 같네요.
 
천장에서 물이 새는지 똑, 똑,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그리고 당신의 바로 앞에는,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익숙한 망토, 한쪽 귀에서 빛나는 푸른 안개꽃의 귀걸이.
 
당신이 아는 괴도가, 당신과 반대쪽 손에 같은 수갑을 찬 채 앉아 있습니다.
 
...정말 팬텀 블루 미스트인가요?
 
믿어지지 않습니다. 이런 어둠 속에서, 괴도와 수갑으로 연결된 채 재회했다는 게 말이에요.
 
당신이 얼떨떨해하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먼저 말을 붙여옵니다.
 
구원:아, 걱정하지 마세요. 이건 다 형사님의 꿈이거든요?
 
권태혁:
심리학
기준치: 50/25/10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꿈이라고요? 하긴, 이런 상황이 현실일 리는 없겠죠?
 
찜찜하지만 지금은 괴도 외엔 상황에 관해 물어볼 사람도 없네요.
 
권태혁:(뭐 이런 생생한 꿈이... 그냥 그러려니 한다.) 네... 꿈... 이겠죠? 뭔 꿈입니까 이건? 왜 수갑을... (경찰이 수갑을...)
 
구원:글쎄요, 저한테 물어보셔봤자~ 본인이 꾸는 꿈이니, 본인이 더 자세히 알지 않을까요? ... 어째서 제가 나오는 꿈을 꾸고 계셨나요? 혹시, 처음이 아니라거나? (빠안히.)
 
권태혁:제가 자세히 알았으면 물어봤겠습니까. (...) 모르시면 됐습니다. (시선 돌림) 완전 처음입니다만, 얼굴도 잊어 먹을 정도였습니다. (음... 자유로운 손으로 볼 쭈욱 댕겨본다. 진짜 꿈인가.)
 
구원:얼굴도 잊어 먹을 정도였다고요? 제가 잊기 쉬운 얼굴은 아닐텐데... (근거없음)
 
쭈욱... 당겨보면...
 
아얏.
 
아픕니다.
 
권태혁:(참... 변한 게 하나도 없구나 싶고...) ... 이봐요. 원래 꿈에서 고통도 느끼는 거였습니까? (얼얼... 볼 문지른다.)
 
구원:잘 만들어진 꿈이라면 또 모르죠? 꿈에서도 통각 같은 걸 느낄 수 있을지도요~
그나저나 형사님..
수갑에 감옥이라니. 조금 마니악한 꿈이네요?
 
권태혁:(... ... ...) 아닙니다. 이거 꿈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럴리가 없습니다. (수갑... 꿈이면 열쇠도 뿅하고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
 
구원:뭐, 직업병이 반영된 걸 수도 있겠죠... (다 이해한단 눈빛.) 조금 전 형사님이 이 꿈에 들어오면서 틈이 생겼어요. 잘하면 이 감옥에서 나갈 수 있을 걸요? (고개 까딱.)
... 감옥에 계시는 게 취향이라면 맞춰드릴 순 있는데.
 
권태혁:제가 오기 전부터 계셨던 겁니까? (나갈 수 있다니 다행이긴 한데... 천천히 일어나 쇠창살 막힌 문 확인한다. 그냥 나가면 되나?) 그런 취향 없습니다... 맞춰주지도 마세요.
 
잠시 안내사항 드리겠습니다
 
둘은 현재! 수갑에 묶여있는 상태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체 기능을 쓰는 선언 등에 패널티 다이스가 붙습니다!
 
하지만!!
 
KPC와의 원활한 협조가 있다면, 패널티 다이스는 바이바이 된다는 것.
 
안내 드렸습니다. 후훗.
 
구원:(형사님 따라 스리슬쩍 일어난다.) 맞춰주지 말아요? 형사님이 뭘하던 잠잠코 따를 생각이었는데... oO(떙깡이라도 부려야 하나?)
 
문은... 굳게 잠겨있네요.
 
열쇠공을 시도하기에도 별다른 재료가 없는 상황입니다.
 
괴도의 비밀 주머니도 지금만큼은 텅 비어 있나 봐요.
 
감옥은 춥고 어둡기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싶거나, 확인하려면...
 
아주 가까이서 들여다 봐야겠군요.
 
권태혁:... 방금 했던 말 취소해도 됩니까? 그냥 따라주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철쭉.) 문, 안 열립니다. (주변에 뭐 쓸만한 거 없나 한번 둘러본다.)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파칭~
 
먼 바닥에서 무언가 반짝이는 걸 발견해냅니다.
 
권태혁:(눈 가늘게 뜨고 바닥 뚫어져라 쳐다본다.) 저쪽에서 뭐 반짝이지 않았습니까? 잠잠코 따라주실 거라 믿겠습니다. (가보자는 듯...)
 
구원:(빤...) 네. 잘 따라가 드릴게요, 형사님~ (가란 눈빛.)
 
권태혁:(반짝이는 쪽으로 다가가서 자세히 확인해 본다.)
 
확인하면...
 
녹슨 열쇠네요!
 
권태혁:...! 열쇠 찾았습니다! (자유로운 손 쪽으로 열쇠 집어든다.)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해보죠. 다시 문으로 갑시다.
 
그래요. 저 열쇠로 감옥의 문을 열 수 있을 겁니다!
 
구원:네네, 형사님. 문으로 향해보실까요~ (척척척.)
 
다만, 쇠창살의 구조를 생각해 봤을 때...
 
팔을 뻗어 돌려 열어야 하는 까닭에 높은 유연성이 필요하겠군요.
 
문을 열어보자 한다면, 손놀림 판정이 있겠습니다 ^__^
 
권태혁:
손놀림
기준치: 10/5/2
굴림: 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조금 뻑뻑한 감은 있지만, 무사히 열쇠를 꽂아 넣고 돌립니다.
 
잠시 후 감옥의 문이 열리며 나갈 수 있게 됩니다.
 
굿 태혁 굿 태혁
 
구원:와. 형사님 괴도하셔도 되겠는데?
 
권태혁:(뿌듯해요) 문 따는 거 별거 아니네요.
 
구원:근데 형사가 이래도 돼요?
(갑자기)
 
권태혁:(콜록;;) 어, 어차피 꿈인데 어떻습니까.
 
구원:깨어나면 112에 신고해야겠다...
자, 그럼 감옥 밖으로 가볼까요?
 
권태혁:(... ... ... 못 들은 척) 네. 갑시다. (감옥 밖으로 나간다!!)
 
감옥 밖으로 나서면...
 
이곳은 아마도 지하인 모양이에요.
 
창문이 없는 복도를 한창 걷고 있노라면, 발소리가 울려 기괴한 메아리를 자아냅니다.
 
바로 옆을 걷고 있는 구원은 기분 탓인지 말수가 적네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 사람이 좀 변한 것도 같고.
 
조금 어색해집니다.
 
권태혁:... 어디 아프십니까? 오늘 따라 조용한 느낌입니다.
 
구원:뭐... 아픈 곳은 없는데요. 조용한 느낌이면 기분탓 아니려나요? 아니면, 형사님의 꿈 속 괴도는 조용한 성향이 더 강하던가...~
 
권태혁:전에는 신입이었다고 쳐도 지금은 그래도 꽤 합니다만, 형사 촉을 무시하지 마십시오. (...) 말하고 싶지 않다면 굳이 따지지는 않겠습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도 아니었나 봅니다.
 
구원:지금은 그래도 꽤 한다고요? 무슨 사건 해결하셨는데요? 그건 조금 궁금하긴 한데. (...)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요? 핑크 마이멜로디 잠옷을 입을 것 같던 형사님께서 이런 단조로운 잠옷을 입으신 걸 보면. 변하긴 하는 것 같은데요. (아님.)
 
권태혁:(...) 뉴스도 안 보십니까? 그 중 몇 개는 해결했겠다 생각하십시오. (어이없는 얼굴로 구원 쳐다본다.) 마, 뭐, 뭐라고 하셨습니까? 진심입니까? (... 대체 무슨 이미지인 거지?) 전 변하지 않았습니다. (ㅡㅡ...)
 
구원:뉴스에 뜰 정도로 큰 사건을 해결하셨다고요? (의심의 눈빛 가만... 보내다가) 진심이라면 믿으실 건가요? 귀여운 세안 머리띠랑 같이 쓰면 제법 어울릴 것 같은데. ... (진짜 변하지 않았나 싶어 물끄럼.) 장담할 수 있어요?
 
권태혁:(눈 돌림;) 글쎄요. 나중에 스스로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 안 어울린다고 놀리지나 마시죠... (이미 당한 적 있는 듯 허탈한 표정 짓는다.) 장담합니다. 사람은 갑자기 변하면 죽는다고도 하잖습니까. 변한 것 같습니까? (잘 모르겠다는 듯.)
 
구원:(거짓말하신 건가 형사님.) ... 그래요, 뭐. 지금까지만 보면 변한 건 없어 보이긴 해요. 그런데... 저한테 변한 것 같단 뉘양스로 말씀하셨잖아요? 말씀하신 거에 의거하면... 저는 곧 죽는 걸까요? (조오금 진지한 표정.)
 
권태혁:(그냥 작은 사건이라고 할 걸 그랬다. 머리 굴리기 작렬히 실패.) 역시 그렇게 말씀하실 것 같았습니다. (...)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당신이라면 아마 끈질기게 살아남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잘 빠져나가는 게 괴도 아닙니까?
 
구원:(괴도 앞에서 거짓말하는 형사라니 제법... 색다를지도. 이러면 형사님도 변한 거 아닌가란 생각을 잠깐 했다.) 그렇죠. 어떤 상황에서도 잘 빠져나가는 게 괴도인데... 형사님한테는 들켰잖아요? 제가 장소에서 휙휙 사라졌던 기믹의 정체가... (귀걸이 툭툭 건드린다.)
 
계속 걷다 보면, 갑작스레 바닥이 꺼지고, 거대한 웅덩이가 하나 나타납니다.
 
웅덩이라고 할지, 호수라고 부르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시커먼 물이 출렁이는 가운데,
 
호수의 건너편에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 주변에 미약하게나마 횃불이 타고 있어,
 
호수의 모양새가 얼핏 보이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구원:수영은 잘해요?
 
구원이 참방, 물을 밟으며 묻습니다.
 
권태혁:(망했다는 얼굴 한다.) ... 잠수... 해보겠습니다...
 
구원:잠수하란 소린 아니였지만... 아, 옛날에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생쥐와 개구리라고,
둘은 호수를 건너기 위해 발목에 밧줄을 묶어 서로를 연결하거든요...
 
권태혁:
교육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 생쥐와 개구리는 무사히 호수를 건넜을까요?
 
아무래도 이 호수를 수영으로 건너가는 건 너무 위험한 일 같습니다.
 
서로가 수갑으로 묶여 있다면 더더욱 그래요!
 
자세히 보면, 빈 궤짝이나 나무판자 같은 것들이 물 위에 둥둥 떠 있습니다.
 
적절한 균형감각이 있다면 저것들을 밟거나,
 
배로 써서 호수를 건널 수 있을 거예요.
 
구원:저 이런 거 많이 해봤어요. 건물 난간 위를 걷는 건데요~
 
어떤 방법으로 호수를 건널까요?
 
권태혁:... 믿겠습니다. (많이 해봤다니 어찌저찌 밟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위에 떠다니는 것도 비슷하게 밟고 넘어가보죠.
 
구원:좋아요. 그럼 형사님 먼저 출발하실래요?
 
권태혁:알겠습니다. (작게 숨 내뱉고 눈짓 살짝 보냈다가 먼저 위에 떠다니는 것 밟고 넘어간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웁스~
 
호수에 퐁당
 
둘이 같이 ㅋㅋ 빠지네요.
 
그래도 깊진 않아서...
 
나무 판자를 잡고 다시 올라갑시다!
 
구원:(축축...)
 
권태혁:(.......) 죄송합니다. 현실로 돌아가면 훈련 강도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구원:괜찮아요.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지곤 하니까...
 
추가 설명을! 드리자면
 
다섯 칸 정도를 뛰어 넘고 폴짝폴짝 가야 해서
 
앞으로 남은 판정도 네 번... 입니다 ㅎ
 
지금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왔으니... 한 칸 넘어왔다구. 볼게요
 
권태혁:(... 나는 원숭이인가...?) 이번엔 잘 해보겠습니다. (다시 다음 판자 위로 뛴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슈퍼~점프~
 
테일즈런너에 빙의한 것마냥 매끄럽고 아름다운 점프였습니다.
 
구원도 뒤따라서 판자에 착지하네요.
 
구원:아직 갈 길이 머네요~ 힘내세요, 형사님.
 
권태혁:(끝내줬다. 인생 최고의 점프였던 것 같다. 자신감이 붙은 듯!) 이대로면 금방 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다음 판자로 넘어간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다시 한 번 퐁당~
 
구원:(같이 축축,,,)
형사님. 수영 좋아하세요?
 
권태혁:(.........)
 
구원:oO(물타입이신가...)
 
권태혁:(축축...... 해진 머리 탈탈 텁니다...) 비꼬지 마십시오. 일부로 빠지는 수가 있습니다. (협박;) (다시 점프...)
 
구원:비꼬다뇨. 순수한 질문이었는데~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웁스~
 
다시 한 번 퐁당~ 빠집니다.
 
모이스쳐.
 
수분 충전.
 
촉촉하네요.
 
권태혁:(그냥 수영해서 가는 게 빨랐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수십 수천 번 하고 마지막 판자로 넘어간다.)
 
마지막 판자로 넘어가려 할 때 즈음...
 
물을 가르며 헤엄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주 고요하지만, 이 공동에서는 작은 소리도 크게 증폭되어 들리는 걸요.
 
... 물을 확인해 볼까요?
 
권태혁:(불길....... 물 확인해본다.)
 
당신이 물을 바라보면,
 
무언가 물 아래에서 헤엄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뾰족한 등 지느러미만이 물 위로 올라와 있어요.
 
잠깐, 저거 혹시...
 
상어일까요?
 
설마?
 
여기서?
 
갑자기!?
 
서둘러서 건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음 판자로 무사히 점프를 하면,
 
상어가 물에서 뛰쳐나오며 일행을 위협하네요.
 
하지만 어쩔 것이지 우리는 다음 판자로 넘어왔다. 상어.
 
상어가 있는 호수를 무사히 건너면...
 
계단이 보이는군요.
 
균형을 잘 잡을 수 없는 위태로운 나무판 위에서 버텼더니,
 
 
 
아잇.
 
다시 땅에 발을 디디자 새삼스레 떨림이 올라오네요.
 
구원:형사님의 꿈은 지독해요. 상어 다음엔 뭐가 나오려나... (호수 흘끔,,)
 
권태혁:(...) 저도 이런 꿈은 꾸고 싶지 않습니다만... (식겁...) 아무것도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따라 힐끔...) ... 계단으로 올라갈까요.
 
구원:아기 상어 노래라도 듣고 주무신 거 아니예요? (핑크퐁...) ... 네에 뭐. 갈 길이 이것말곤 없으니까요.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한다.)
 
권태혁:그런 신나는 곡을 잠자기 전에 듣겠습니까. (터덜터덜... 따라 올라간다.)
 
두 사람은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계단은 좁아, 두 사람이 동시에 올라갈 수는 없었습니다.
 
누가 앞에 서든 투박한 돌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저 위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권태혁: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경쾌한 클래식, 오케스트라 합주입니다.
 
지금까지 거쳐 온 일에 비하면 다소 뜬금없는 음악이군요.
 
이내 시야가 환하게 밝아집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린 홀.
 
악단이 직접 연주하는 클래식이 경쾌하게 깔리고,
 
고성의 높은 창문으로는 몽환적인 달빛이 밀려들어 옵니다.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드레스와 슈트를 입고 쌍쌍이 대화를 하고 있네요.
 
테이블에는 은빛 접시가 가득합니다.
 
아름다운 무도회의 정경입니다.
 
하지만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모두 가면을 쓰고 있네요.
 
잠깐, 뭔가 신경 쓰이지 않나요?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가면 사이로 튀어나온 양의 뿔, 드레스 자락 밑으로 길게 늘어진 검은 꼬리.
 
걸어 다닐 때마다 따각거리는 발굽들.
 
이 무도회에 참석한 이들은 사람이 아닙니다.
 
괴물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악마?
 
권태혁: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3 감소.
 
권태혁:
Rolling 1D3
굴림: 2
 
... ...
 
당신이 그 정경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구원이 당신을 다시 계단으로 끌어당깁니다.
 
아무래도 구원은 이 무도회가 무엇인지 알아차린 것 같네요.
 
맨 얼굴로 뻔뻔하게 무도회에 참여하는 건, 현명하지 못한 일입니다.
 
구원은 가면이 있지만 당신은 없거든요.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면,
 
저쪽 테이블에 누군가 두고 간 것인지 얼굴을 대부분 가리는 가면이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저곳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면 들키지 않을 거예요.
 
권태혁:... (가면 있는 쪽으로 가려다가 멈칫한다.) ... 아... 수갑... (구원한테 저쪽 테이블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작게 소근거린다.) 괴도니까 누구보다 은밀하게 갈 수 있겠다고 믿겠습니다. (애초에 내가 문제지...)
 
구원:뭐, 저야 가면이 있으니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은데요. (은밀하지 못할 것 같은 형사님 가만... 보다가) 한 번 도전해 보죠. 재밌겠어요.
 
권태혁:... 재미... 그렇습니까... (본인은 가면 있다고 지금. 무도회 안에 괴물들 한번 힐끗 봤다가 가볍게 심호흡하고 테이블로 조심스럽게 다가간다. 걸리면 죽음 뿐이라는 생각으로...)
 
권태혁:
은밀행동
기준치: 70/35/14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나는 이 무도회장의 테이블이다.
 
테이블이라서 테이블에 다가가도 티가 나지 않는다.
 
테이블이니까.
 
당신은 자연스럽고 은밀하게 테이블에 다가서는 것을 성공했습니다.
 
이제 가면도 얻을 수 있겠네요
 
권태혁:(나는 테이블이다. 테이블이니까 자연스럽게 테이블 위에 있는 가면 들어 바로 쓴다.)
 
구원:흐음... 그 가면 형사님한테 잘 어울리네요.
 
괴도는 당신이 가면을 잘 쓸 수 있게 고쳐주며 속삭입니다.
 
무사히 가면을 획득한 당신은 무도회장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권태혁:... 안 어울리는 것보다는 낫겠습니다. (무도회장 주변 둘러본다.)
 
고성의 1층을 차지한 홀은 천장이 아주 높고,
 
천장에서부터 뻗은 샹들리에가 내려온 구조입니다.
 
밖으로 나가는 [문과 창문]이 보이네요.
 
위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거대한 [액자]가 하나 걸려 있습니다.
 
중앙에는 춤을 출 수 있는 텅 빈 공간이있고,
 
사이드로 [만찬 테이블]이 보입니다.
 
한쪽 구석에 흥겨운 곡을 연주하는[오케스트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예의, 가면을 쓴 [참석자들]은
 
느긋한 걸음걸이로 무도회장 안을 배회하고 있습니다.
 
권태혁:(밖으로 나가는 문이랑 창문 본다.) 저쪽으로 나가면 되지 않겠습니까? (소근... 가자는 뜻...)
 
구원:무도회장에 왔는데, 춤도 안 추고 나가시려고요? (일단 알겠단 듯 고개 끄덕...)
 
권태혁:(저 괴물들 사이에서 춤추고 싶은 건가? 특이하다는 눈으로 쳐다본 뒤... 문과 창문 확인한다.)
 
문은 어째선지 단단한 나무판자로 못질이 되어 있습니다.
 
시간을 들인다면 부술 수 있겠지만,
 
큰 소리가 나니 모두에게 들키는 건 확실하겠죠.
 
창문은 너무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나갈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덩그러니 뜬 보름달이 원망스럽게 느껴져요.
 
권태혁:(... 쉽게 나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안 했지만 그래도... 착잡.) 춤을 안 춰서 그런가 그냥 보내주지는 않을 생각인가 봅니다... (농담... 계단 쪽 액자 가리킨다.) 따라와 주십시오.
 
구원: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르란 말이 있긴 한데, 진짜 춤을 안 춰서 보내주지 않으려나...~ (저벅저벅. 순순히 태혁의 뒤를 따라갑니다.)
 
[액자]
 
밖에서 본 성의 그림이 걸린 커다란 액자입니다.
 
당신의 키를 넘어서는 크기예요.
 
그림의 배경은 밤이고, 역시 달이 떠 있네요.
 
고성은 상당히 높아보여요.
 
뾰족한 탑이 솟아 있군요.
 
성 밖에 그려진 건, 묘지일까요?
 
권태혁:(액자 크네... 묘지 본다. 안 본다.) ... 여기 이상합니다. 제 꿈 왜 이럽니까?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 아닌 듯... 중앙에서 시선 넘어 만찬 테이블 바라본다.) 배는 안 고프십니까?
 
구원:형사님이 평소에 부정적인 생각만 하고 사신다거나... (아님.) 딱히 배고프진 않은데. 이런 화려한 무도회니까 맛있는 음식이 차려져 있겠죠? 한 번 구경하러 가보실래요?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들 하니까..
 
권태혁:(... 그랬던가? 자아성찰의 시간을... 잠시 가집니다.) 맛있는 음식만 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작게 중얼거린다. 저런 이상한 괴물들이 평범한 걸 먹으려나... ((편견임)) 고개 끄덕이고 만찬 테이블로 이동한다.)
 
[만찬 테이블]
 
새하얀 테이블보 위, 무수한 접시가 올려져 있고, 당연히 모든 접시는 차있습니다.
 
허기를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의 음식을 먹을 수는 없겠어요.
 
파리 떼가 꼬이는 썩은 음식,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활활 타오르고 있는 음식,
 
역한 유황 냄새가 훅 끼쳐오는 음식.
 
병 와인에서는 녹색 연기가 흘러나오고,
 
후르츠 펀치엔 붉은 피와 함께 도마뱀의 눈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딱 하나, ‘멀쩡해 보이는’ 고기가 접시에 담겨 있는데,
 
당연하지만 멀쩡하지 않겠죠?
 
역겨운 광경에 이성 판정
 
권태혁:
SAN Roll
기준치: 48/24/9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이성을 1d3 감소합니다.
 
권태혁:
Rolling 1D3
굴림: 2
 
구원:... ... 오..우.
 
권태혁:(... 시선 돌린다. 누가 금강산에 불을 지른 것 같은데...) 올라올 것 같은데 이동해도 되겠습니까...? (진담 반 농담 반... 오케스트라 쪽에 시선 돌린다.)
 
구원:당연하죠. 저도 저런걸... 음식... 이라고 내놓았을 줄 몰랐네요. (남은 손으로 입가 가림... 가자는 손짓...)
 
권태혁:(저런 걸 진짜 먹지는 않겠지. ... ... 먹으려나? 충격... 오케스트라 쪽으로 이동한다.)
 
[오케스트라]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와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그 외에도 구색을 갖춘 많은 악기를 든 악단이 알지 못할 경쾌한 곡을 연주하고 있습니다.
 
악단은 단정한 턱시도를 입었네요.
 
단, 그들 중 누구도 ‘머리’가 보이지 않아요!
 
악보는 어떻게 보는 걸까요?
 
원한다면... 좋아하는 곡을 신청할 수도 있겠어요.
 
권태혁:(머리가 없는데 말한다고 들리는 걸까...? 뒤로 물러난다. 포커페이스 유지, 유지...) ... 그냥 빨리 나가고 싶습니다만... (걸어다니는 참석자들 힐끔... 곁눈질로 본다.)
 
곁눈질로 보고 있자, 그중 하나가 가면을 벗습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눈, 튀어나온 사슴의 뿔.
 
긴 혀를 내밀어 썩은 음식을 먹는 그는 악마라고 밖에는 묘사할 수 없습니다.
 
담소를 나누고 있던 참석자들은
 
당신은 이해할 수 없을, 기이한 울음소리를 내며 웃습니다.
 
악몽 같은 일이에요...
 
권태혁:(눈 꾹... 이건 꿈이다...) ... 저쪽에 계단 있던데 올라가 봅시다. 잘하면 창문으로 나가는 방법도... (너무 높으려나.)
 
구원:너무 힘들면 눈 감고 계셔도 돼요. 제가 달랑 들고 데려다 드릴 수도 있으니까. (??)
 
권태혁:성인 남성 한 명을 어떻게 달랑 들고 데려다 줍니까? (웃긴 듯...) 그래도 형산데 버텨보겠습니다. (계단으로 향한다.)
 
붉은 양탄자가 깔린 계단이지만, 어째선지 중간에 뚝 끊어져 있습니다.
 
위로 올라갈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어요.
 
... ... 문과 창문을 생각해 보면, 우린..
 
완전히 갇혀버린 거네요. 이 홀에요.
 
권태혁: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3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감소 없습니다.
 
음악이 한층 경쾌하고 신나는 무도곡으로 변합니다.
 
그들이 쌍을 지어 춤을 추기 시작하는군요.
 
강한 기시감이 몰려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구원이라고 해도, 괴물이 날뛰는 무도회장에서 설마...
 
구원:춤을 출까요, 형사님?
 
어이, 진심이냐고 팬텀 블루 미스트!
 
심지어 이쪽은 잠옷이라고!
 
권태혁:... 이 꼴로요? 아니 그보다 저 사, 아니 괴물들이랑 말입니까...? (착잡...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긴 했는데 춤 춘다고 문이 열릴련지... 일단 손 내밀어 본다.)
 
구원:하지만 이제 별다른 수도 없잖아요? (내민 손을 붙잡는다.) 문으로 나갈 수도 없고, 창문으로 오를 수도 없고. 음식도 먹지 못하고, 대화도 나누지 못한다면... (주변 흘끔~ 바라보다가)
할 수 있는 건 춤밖에 없지 않겠어요?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에요.
 
오늘있었던 모든 게 꿈만 같아요.
 
물론, 팬텀 블루 미스트는 이게 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요.
 
동물의 머리를 한 악마들이 춤을 추며 웃습니다.
 
빙글빙글, 턴을 돌 때마다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구원의 얼굴을 비추며 내립니다.
 
거추장스러운 수갑도, 지금만큼은 가까이 붙어 있으니 방해되지 않네요.
 
춤을 추며 적당한 대화를 나눠도 괜찮겠네요!
 
권태혁:(그런가... 이제는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식인 것 같다.) ... 이런 개꿈은 빨리 깨는 게 좋을텐데 말입니다. 제 상상력이 이렇게 좋을 줄은 몰랐습니다. (곁눈으로 괴물 잠시 응시했다가 곧 정면 본다.)
 
구원:이런저런 범죄를 겪어보니, 상상력도 같이 올라간 거 아닐까요? 뭐... 저도 가끔 특이한 꿈들을 꾸곤 하거든요. 유니콘의 등을 타고 날아가거나.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흐르는 선율에 맞춰 당신을 이끈다.) 이렇게 춤추고 있으니, 처음 만났던 가장무도회 날이 생각나네요. 그때도 즐거웠는데 말이죠~
 
권태혁:...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저보다 더 고참인 선배님들도 이런 꿈을 자주 꾸시는 건지... (유니콘 꿈이라는 말에 작게 헛기침 하는 소리 들린다.) ... 큼, 차라리 그 꿈에 들어가는 게 나았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끄는 대로 어찌저찌 따라 맞춰 본다.) 즐거우셨습니까? 저는 그때 놓쳐서 아쉬웠는데 말이죠. (약간은 농조인 듯.)
 
구원:그러게요~ 저는 유니콘 타고. 형사님은... 핑크 마이멜로디 등 뒤로 올라타서 유유자적하게 하늘이나 나는 꿈. 얼마나 평화롭고 좋은 꿈이에요? (흠... 뒤따른 말에 불만이란 듯 눈썹 한쪽 까딱했다가) 뭐, 신입 형사가 천재 대괴도를 잡는 게 쉬운 일은 아니였을 테니까요. 원하신다면 저쪽에 있는 괴물분들께 넘기는 건 어때요? 수갑도 채워 있겠다. (농담조...~)
 
권태혁:(...) 마이멜로디는 포기 못 하신 겁니까? (이미 꾼 건지 그냥 하는 소린지...) 정말 아이 같은 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뜸)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 그렇죠. 고작 신입 형사한테 잡히시면 안 되시겠죠. (뜨음... 맞잡은 손 네 쪽으로 살짝 밀고 한 발 앞으로 나선다.) 어차피 나갈 출구도 없겠다. 나쁘지 않은 도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진짜 그럴 생각 전혀 없지만... 작은 복수랄까...)
 
구원:마이멜로디는 귀여우니까요. (오... 한 발 앞으로 나서자 조금 놀란듯 주춤, 뒤로 물러선다. 나쁘지 않은 도전인 것 같다는 말에 눈 동그랗게 떠서 꿈뻑꿈뻑... 하기를 3초 가량.) 어? 진짜요? 저 괴물들(소곤소곤)한테 저같이 가녀린... 가녀린 괴도를 줘버리면. 저 만찬 테이블에 올라가는 식사 메뉴 따위가 될지 모를 일이라고요? 형사라는 사람이 그래도 돼요? (자기가 말해놓고 반쯤 속아 넘어가선...)
 
권태혁:귀여운 건 인정하겠습니다. (이 정도면 복수 성공이라고 해도 되려나. 깜빡거리는 진지하게 마주 본다. 희대의 연기자라도 되는 것 마냥 뻔뻔하게 나간다.) 천재 대괴도니까 어떻게든 잘 해결하실 거라 믿습니다. 아닙니까? (눈 데굴...) 그거... 참... 유감입니다. 꿈인데 뭐 어떻습니까. (또 다시 뜸...) 농담입니다. 꿈이라고는 해도... 현실은 경찰이니까 지킬 수 있다면 지키는 편이 좋겠죠.
 
구원:형사님도... 참... 이런 모습이 있을 줄은... 제법 형사 다우시네요... (삐질삐질... 하게 서 있다가 스리슬쩍 동물의 머리를 한 이들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농담이란 소리에 다시 고개 휙! 돌려선) 와, 진짜. 형사가 아니라 연기자 하셔도 되겠어요, 아주. (비교적 자유로운 손으로 이마에 가볍게 꿍... 안 아프지 않을까?) 근데 솔직히 형사님보단. 제가 형사님을 지켜드린 적이 더 많지 않아요? (날조해보기.)
 
권태혁:형사니까 형사 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무래도 직업을 잘 찾았나 봅니다. (돌아가는 시선에 따라 동물 머리를 한 괴물들 바라본다. 괴물들 사이에서 이러고 있는 것도... 제법...) 형사들 나오는 영화 안 보셨습니까? 이 직업이 가끔 연기도 합니다. (꿍... 맞은 이마 문지른다. 아프지는 않지만...) 경찰 때리면 큰일 나는 거 모르십니까? (...) 그럼 서로 쌤쌤인 걸로... 치죠. (괴도지만 그래도 시민한테 보호받는 경찰이라니!)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춤을 추던 중,
 
갑자기 음악이 빨라지면서, 당신은 박자를 놓칩니다.
 
몸이 어긋나자 옆의 이들과 부딪칠 것 같은데요.
 
이걸 어떻게 한담!
 
기본치 5
 
권태혁:
예술(춤) Roll
기준치: 5/2/1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호되게 부딪쳐, 당신은 그만 가면을 떨어트리고 맙니다.
 
당신에게 사과하려던 이들이, 순간적으로 움직임을 굳힙니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울음을 웁니다.
 
음악이 뚝 끊어집니다.
 
춤을 추던 이들이 모두 동작을 멈추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동물의 털이 곤두서고, 꼬리를 흔들고, 발굽으로 땅을 두드리면서......
 
아, 그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만 같아요.
 
누군가 먹던 접시를 놓칩니다.
 
음식이 쏟아져 바닥을 더럽히고,
 
그리고 그중 하나가 당신의 신발 앞까지 굴러옵니다.
 
채 손톱이 뽑히지 않은, 잘린 인간의 손가락.
 
구원:...형사님, 도망쳐요!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해야 합니다!
 
어느 방향으로 도망칠까요?
 
권태혁:(오른쪽 방향으로 도망친다.)
 
당신은 오른쪽 방향으로 도망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괴도에게 알려주지 않은 채로요!
 
패널티 다이스로 굴려주세요.
 
권태혁: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254813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오~
 
당신을 잡으려 드는 수많은 손과, 앞발과,
 
어쨌든 다른 것들을 무사히 피해냅니다.
 
수갑에 묶인 채 뛰어가는 기분은, 정말이지 당신이 괴도가 된 기분이에요.
 
이런 기분을 언제 또 느껴보겠어요?
 
...
 
하지만 어디로 도망칠 수 있죠?
 
문은 봉쇄되어 있고,
 
창문은 너무 높고,
 
계단은 도중에 끊어져 있는데도요!
 
아우성은 커져갑니다.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커다란 액자의 그림이, 커튼처럼 일렁입니다.
 
원한다면 들어갈 수 있을 것처럼요.
 
어쩌면... 그림을 통해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요?
 
권태혁:(그림 일렁이는 거 확인하면 뒤 살짝 곁눈질로 보고 외친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저기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한 번만 믿어보시겠습니까?!
 
구원:뭐라고요...?! 아니 형사님, 아무리 지금 상황이 이렇다지만 저건 그냥 평범한 그림 아닌가요...!? (눈 질끈;; 감았다가) 좋아요. 일단 저기로 도망쳐 보자고요!
 
권태혁:꿈이니까 어떻게든 되겠죠!! (;;) (막무가내... 인 것 같지만 일단 그림 향해서 달려가 들어가려고 시도한다.)
 
액자를 향해 뛰어가면...
 
괴물들은 당신이 패닉하여 막다른 곳으로 도망치는 줄 알고 비웃습니다.
 
추격의 속도가 느려지는군요.
 
그 이후, 그림에 손을 뻗으면.
 
그림 안으로 몸이 쑤욱 들어가집니다.
 
당신과 괴도는 그림 속으로 뛰어듭니다.
 
강한 밤바람이 불어, 눈을 뜨기 어렵습니다.
 
절로 재채기가 나옵니다.
 
그림 속에 들어왔다는 것에 신기해하는 것도 잠시,
 
이런 얇은 잠옷으로는 추운 밤기온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구원:그림 속에 들어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그림으로 본 고성 밖에는 무엇이 있었던가요?
 
아, 분명히 묘지였습니다. 공동묘지네요.
 
비석이 빽빽하게 세워져 있고, 계속 흙냄새가 납니다.
 
달빛만큼은 여전히 밝아, 원한다면 비석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권태혁:(어안이 벙벙... 비석 살펴본다.)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적혀있습니다.
 
... ...
 
이런 사인으로 사망하는 게 가능이나 한가요?
 
이해할 수 없는 오싹함에 소름이 돋습니다.
 
비석을 훑어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점점 느려질 때였습니다.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갓 만들어진 듯 깨끗한 비석에 발이 걸립니다.
 
돋을 새겨진 글자가 유독 신경 쓰입니다.
 
글자를 확인할까요?
 
권태혁:(... 눈을 잘 뜨고 다니자... 글자 확인한다.)
 
새겨진 글자를 확인하면...
 
구원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이 이름이 이곳에 있다는 건.
 
구원:왜 그래요, 형사님? 묘지가 무서운 건가? 눈이라도 가려줄까요?
 
권태혁:(비석 뒤집는다.) 아뇨, 아닙니다. 어두워서 잘못 본 것 같습니다.
 
비석을 뒤집는 사이, 눈에 들어온 갓 만든 무덤엔 새 흙이 얕게 덮여 있었습니다.
 
깊게 묻히지 않은 듯, 새하얀 관도 언뜻 보이네요.
 
원한다면 뚜껑을 들어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구원:형사님도 참. 형사면 관찰력이 중요한 거 아니예요~?
 
권태혁:(세상에 구원이라는 이름이 흔했나...? 옆에 있는 구원 한번 봤다가 만다.) 그건 맞지만... 가끔 보기 싫은 것도 있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뚜껑........ 열어봅니다.)
 
열린 관을 들여다보면...
 
안은 텅 비어 있습니다.
 
그것에 안도할 새도 없이, 툭, 누군가 당신의 등을 밀쳤습니다.
 
아니, 밀친 걸까요?
 
구원은 당신의 옆에 있는데도.
 
오히려 경악과 놀람으로 눈을 크게 뜬 채,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붙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었습니다.
 
당신은 관 안쪽으로 떨어집니다.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아니 애초에 얕은 무덤이니...
 
작은 해프닝이라고 생각했는데.
 
... 어째서일까요. 이 추락이 멈추지 않습니다.
 
당신은 계속, 계속 추락합니다.
 
추락하는 꿈은 키가 클 징조라고 하던데,
 
아무리 그래도 이 나이에 그건 아니겠죠.
 
수갑이 묶여 있던 손목을 내려다보면 그저 말끔하기만 합니다.
 
권태혁: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건 마치 동화 같아요!
 
토끼 굴 대신 끝없는 무덤에 떨어진 게 다를 뿐이죠.
 
하지만 이 추락의 끝은 어떨까요?
 
굴 안쪽에는 크고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습니다.
 
당신이 떨어져 내리며 액자들을 바라보면,
 
그것들은 전부 초상화네요!
 
다만 정적인 자세로 앉은 일반적인 초상화가 아닌,
 
생동감 있는... 인물화에 더 가깝나?
 
권태혁: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무수한 초상화의 공통점을 깨닫습니다.
 
전부 동일한 ‘사람’이 등장하고 있어요.
 
검은색 머리카락과 보라색의 눈을 가진 아이가 점점 자라는 형상입니다.
 
평범한 일상이네요.
 
추락은 아직 멈추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속도가 한층 느려지지 뭐예요.
 
초상화 속 아이는 어느덧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초상화가 소곤거리며 당신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당신이라면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요?
 
아니면 그저, 이 굴에 떨어진 단 한 사람이 당신이었기 때문일까요?
 
이유를 알지 못할지라도, 초상화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세계를 혼돈에 빠트리려는 나쁜 악당들에게서
 
의식의 키워드가 되는 중요한 물건을 훔쳐낸 거예요.
 
그는 기뻤고, 앞으로도 이 삶을 이어나가기로 합니다.
 
그에게 약점이 될 만한 것은 없었고,
 
그는 아주 유능한 `‘탐사자’였으므로 아무것도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 초상화의 그림은, 자신만만하게 옥상 난간 위에 서 있는 팬텀 블루 미스트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첫 사건이었을까요.
 
사교도도 경찰도 그의 상대가 되지는 못했죠.
 
아, 하지만 새로 발견한 신입 경찰은 그의 소소한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이 경찰을 이용한다면 그의 일에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았거든요!
 
: 아리아드네의 명화를 훔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쫓는 당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당신의 기억보다 더 얄밉게, 그리고 당신은 더 분하게 묘사되어 있네요.
 
두 번째 초상화 옆에서, 당신은 ‘피자 배달부가 되어 도망치는 팬텀 블루미스트'와,
 
‘가장무도회에서 당신에게 춤을 권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
 
‘총을 맞은 척 피를 흘리는 가증스러운 팬텀 블루 미스트’,
 
‘당신에게 붙잡힌 채 꼴사납게 애원하는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그림을 봅니다.
 
그리고...
 
펑,
 
반짝이 폭탄이 당신에게로 뿌려집니다.
 
어디선가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들려오네요.
 
기분이 어떤가요? 기분 좋나요?
 
권태혁:(반짝이 폭탄에 눈만 깜빡거린다. 미간 사이만 좁아진다. 기분... 모르겠는데.)
 
그렇군요.
 
… 어쩔 수 없죠. 추락이 이어집니다.
 
그는 꽤 많은 위기를 겪었어요.
 
죽을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죠.
 
아무리 강인한 탐사자라고 해도,
 
결국 그의 이성은 마모되고 체력은 깎여가거든요.
 
인간이 얼마나 죽기 쉬운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그럴 때 도와주는 사람이 있다면……
 
: 피를 흘리며 도망치는 팬텀 블루 미스트와, 그를 받아 안는 당신의 그림입니다.
 
그 사이, 그림은 몇 번이나 깜박거리며 변해갑니다.
 
깨지는 유리 조각,
 
관람차에 갇힌 둘,
 
사교도에 둘러싸인 둘,
 
그리고 불꽃놀이.
 
: 어쩌면 의지하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길을 선택해서 걸었지만,
 
선택하기도 전에 휘말린 사람에게도 그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떠나기로 결정했습니다.
 
아주 가벼워지기 위해서.
 
펑 ㅡ
 
당신의 위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당신은 이때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더라도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결국 팬텀 블루 미스트는 당신을 떠났는데도요.
 
...추락의 속도가 한층 느려집니다.
 
이제 거의, 공중을 유영하는 기분조차 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이 쉬워지진 않았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괴상한 공간에 빠져버리고 말았거든요.
 
이 공간엔 탈출구가 없으니, 그의 장기인 탈출 마술도 무리였어요.
 
: 고성 지하에 쓰러진 팬텀 블루 미스트가 보입니다.
 
시체처럼, 조금도 움직이지 않아요.
 
구원: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아주 얕은 숨만 쉬고 있습니다.^^.
 
: 그는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모든 탐사자에게 오는 끔찍하고 비참한 죽음이,
 
마침내 자신에게도 돌아온 것을,
 
괴도의 위대한 ‘시트’를 찢어낼 차례라고 말이에요.
 
: 하지만 그렇게 되기 전에, 그림 속 팬텀 블루 미스트의 귀걸이가 빛납니다.
 
이윽고, 추락하고 있는 당신의 귀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집니다.
 
귀걸이가 빛나고 있습니다.
 
권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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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80/40/16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재잘거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나레이션을 읊는 것처럼요.
 
" 이 공간에서의 텔레포트는 불가능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요! "
 
“ 한쪽 귀걸이를 가진 사람이 끌려오고 말았습니다. “
 
" 불완전한 이동이었으므로 ‘영혼’만 말이에요.”
 
‘당신’이 끌려오며 생겨난 불완전한 탈출구를 이용하면,
 
둘 다 나갈 수 있을 거라고도 추측했죠.
 
그는 당신의 영혼이 튕겨 나가 갈기갈기 찢기지 않게 수갑을 채웁니다.
 
: 수갑을 찬 팬텀 블루 미스트와 당신이, 고성의 여기저기를 탐험하고 있습니다.
 
이후로는 당신이 겪은 그대로입니다.
 
... ...
 
…추락이 끝납니다.
 
당신은 푸른 안개꽃이 한가득 핀 꽃밭에 떨어집니다.
 
은은한 향기가 당신을 감쌉니다.
 
아주 편안하고, 안온한 기분이 들어요.
 
이곳은 팬텀 블루 미스트의 관.
 
언제고, 그가 죽게 되면 눕게 될 무덤.
 
그러나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적어도 당신이 그를 구하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는 앞으로도 숨 쉴 수 있을 거예요.
 
권태혁:
듣기
기준치: 80/40/16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권태혁:(들리는 소리에 따라 이곳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 판정을 요구합니다.)
 
좋습니다.
 
권태혁: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귀걸이는 서로 이끌리는 것 같으니,
 
지금 귀걸이를 사용한다면 팬텀 블루 미스트가 있는 곳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권태혁:(잠시 멍 때렸다가 귀걸이에 손 가져다 댄다. 사람으로 생각해도 되는 거였나 이거... 참 끈질긴 인연이구만... 눈 꾹 감고 팬텀 블루 미스트 생각하며 귀걸이 꽉 쥐어본다.)
 
참으로 끈질긴 인연입니다.
 
그렇게 당신은,
 
3의 마력을 지불하고 텔레포트를 사용합니다.
 
─────────
 
구원:......형사님!
......형사님, 일어나보세요!
 
눈을 뜨면, 아까의 그 무덤가입니다.
 
관은 굳게 닫혀 있고, 구원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당신을 흔들고 있네요.
 
수갑은 여전히 당신과 구원의 손목을 잇고 있습니다.
 
서로의 귀에 매달린 귀걸이도 그대로예요.
 
구원:갑자기 관 안으로 쓰러지더니 기절해버려서, 너무 놀랐어요. 좀 괜찮아요? 기억은 나고? 제가 누구게요?
 
권태혁:(눈 깜빡... 느릿히 일어난다...) 많이 놀라셨습니까? 누구시냐고 물어보시면... 음... (한참 뜸 들이다가...) 천재 대괴도? 아니면 가냘픈 괴도입니까? (...) 농담입니다, 기억합니다.
 
구원:... ... 나 참, 말씀하시는 거 보니 전부 다 기억하고 계신가 봐요. 전 또, 관이 마음에 드신 줄 알았네요. 흙이 덮어져 있는데 냅다 쓰러지는 걸 보고 말이에요.
... 아. 형사님이 쓰러졌던 동안, 탑의 문이 열렸어요. 저 위로 올라가면 뭐라도 될 것 같은데. 가보지 않을래요?
 
권태혁:(...) 관이 마음에 들리가 있겠습니까. 아직 죽기에는 이른 나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사색...) 좋습니다. 이제는 진짜 나가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입니다. (가자는 눈짓...)
 
괴도의 말대로, 그림에서 보았던 뾰족한 탑의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원한다면 들어오라는 것처럼요.
 
구원:(가자는 눈짓에 옷 툭툭 털어주곤 일어서서 터벅터벅, 느릿하게 걷기 시작한다. 따라오란 듯이.)
 
권태혁:아, 감사합니다. (고개 살짝 꾸벅 숙이고 일어나 따라 걷는다.)
 
탑 안에 들어가면, 그곳은 천장까지 빙글빙글 가파른 나선계단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래요. 다리를 혹사할 시간입니다.
 
구원:(워...)
 
권태혁:(....... 먼 산...)
 
구원:... 자신 있으세요 형사님?
 
권태혁:형사를 물로 보는 겁니까. 이 정도는 껌이죠. (자신감만 넘침)
 
구원:oO(형사님이 계단에게 껌이란 소리실까...) 좋아요. 뒤늦게 못하겠다 해도 저는 안 된다 할 거예요? (저벅저벅. 올라가기 시작한다.)
 
권태혁:(왠지 기분 나쁨) 천하의 괴도님이 바닥에 쓰러져서 헉헉 거리는 것도 제법 볼 만 하겠습니다. 체력에서는 지지 않을 겁니다. (따라 계단 밟는다!!)
 
구원:감옥때서부터 생각했지만, 제법... 악질적이고 마니악한 취향을 가지고 계시네요, 형사님도... (뭔가 깊어지는 오해...)
 
권태혁:... ... 그거 아니라고 했잖습니까... ... 대체... 무슨 이상한 오해를... (이젠 해명하기도 힘들다.) 그냥 단순히 놀릴 생각일 뿐입니다만....
 
구원:절요? 제가 어디 놀릴 구석이 남아있다고, 저 같은 불쌍한 괴도를 놀릴 생각을 하고 그러십니까~ 형사님도 차암. ... 올라가는 길에 심심하니까, 질문 같은 거나 해볼까요?
처음 절 봤을 때 어떤 생각을 했어요? ... 지금은?
 
권태혁:(불쌍한 괴도.... 봄... 안 봄...) ... 네. 과연 불쌍한 건 어느 쪽인지 모르겠습니다... (뜨음...) 처음 봤을 때 말입니까? 그냥 무조건 잡아야 하는 범죄자라고 하니까 잡을 생각이었습니다. 완벽하게 말려 버렸지만... 지금은...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새 정이라도 든 건지 아니면 진짜 제대로 말린 건지.
 
구원:... ... 형사가 괴도에게 정 들어도 괜찮은 거예요, 그거? 나중에 기회되면 형사님 상사에게 꼰질러야겠어요. (픽, 가벼운 웃음 소리를 흘린다.) 저는 뭐. 처음이나 지금이나 쭈욱~ 같은 생각을 갖고 있어요. 어리숙하고 어리둥절한 형사님. 이라거나~? (웃음 띄고 말하는 게, 농담에 속한 말인 것 같다.)
 
권태혁:당연히 안 괜찮... 겠죠. (...) 진심입니까? (안 그래도 저번에 몰래 차 탔다가 좀 그런 것 같은데... 힐끔 본다.) ... ... 저 잘릴지도 모릅니다. (이것 만큼은 간절할지도 모르겠다. 눈 가늘게 뜨고 본다.) 참... 좋은 이미지 감사하다고 해야 됩니까? 이왕이면 일 잘하고 끝내주는 형사님으로 바꿔주시면 안 됩니까? (농담.)
 
구원:잘릴지도 모른다고요? 평상시에 상사한테 얼마나 못 보였으면 그런 걱정이나 하고 계신담... (간절한 눈빛 빠안히 보다가 어쩐지 우쭐한 미소를 짓곤) 특별히 한 번만 봐드릴게요. (우쭐~) 일 잘하고 끝내주는 형사님이었다면, 상사에 대한 걱정도 안 했겠죠? ... 그나저나 끝도 없는 계단이네. 안 힘드세요?
 
권태혁:(... 나름 열심히 부하 노릇 했다고 자기 자신한테 세뇌해본다...) 큼... 사람 일이 원래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잖습니까. 대충 그런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아님.) ... 그냥 감옥에 넣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고 잠깐 생각했다면...? (우쭐한 표정 짓자 괜히 툭 던져본다.) 네, 알겠습니다. 맞습니다. 저는 어리숙하고 어리둥절한 형사였나 봅니다. (여전한 얼굴... 뻔뻔...) 하나도 안 힘듭니다만, 혹시 힘드십니까?
 
구원:... 하~나도 안 힘들거든요? 기초체력 튼튼. 모든 경찰들을 피해 달아나는 우월한 체력과 도주 실력을 겸상한 괴도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나선 계단의 중간쯤,
 
높이 올라와 여기서 떨어지면 확실히 죽겠다 싶은 높이에 다다를 무렵,
 
갑자기 계단이 아래부터 붕괴합니다.
 
계단은 빠른 속도로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지금 당장 뛰지 않으면,
 
두 사람은 저 어두운 밑으로 떨어지고 말겠죠.
 
그렇게 되면 결과는... ... 말하지 않아도 눈 앞에 그려지지 않나요?
 
어떻게 행동할까요, 권태혁?
 
권태혁:아, 그렇습니까? 그거... 일단 진심이라고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도주 실력 뽐낼 때가 와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누가 먼저 지치나 대결이나 할까요. (아래부터 붕괴되는 계단 확인하더니 계단 위쪽 다시 바라본다.) 좀 뛰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음... 최대한 빨리. (숨 들이쉰다. 달릴 준비 완료...)
 
구원:... ...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는데. 여기서 떨어지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달리죠, 형사님. 지금 당장!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 사람은 빠른 속도로 계단 위를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와 역시, 계단도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24
 
계단 틈에 발이 걸려 그만 넘어지고 맙니다.
 
넘어지는 동시에, 날카로운 계단 모서리에 무릎을 박아 체력 -1.
 
구원:형사님. 괜찮으세요?! (서둘러 일으킨다.)
 
권태혁:... 괜찮습니다. 마저 달립시다. (벌떡 일어나서 무릎 대충 털고 다시 뛴다.)
 
다음 판정부터는 패널티 다이스가 추가됩니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713849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우당탕, 다시 한 번 계단에 걸려 넘어지고 맙니다.
 
계단이 무너져 내리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기 시작합니다.
 
체력 -1
 
구원:... 진짜 괜찮은 거 맞아요?! (다시 착 일으켜서 상태를 살펴본다.)
 
권태혁:(환장하겠네.) ... 진짜... 괜찮습니다. (걸음마 뗀 애도 아니고 이게... 다시 일어난다.) 뛸 수 있습니다.
 
구원:못 뛰겠으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업어서라도 달릴 테니까. ... 제가 더 체력 좋은 거 아니에요?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권태혁:알겠습니다. (...) 아니라고 하고 싶습니다만 확정 짓진 못하겠습니다. (따라 다시 달린다.)
 
권태혁:
민첩
기준치: 60/30/12
굴림: 159325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실패
-2: 실패
 
2
 
빠르게 달려나가던 도중, 계단 모서리에 몸이 부딪히고 맙니다. 체력 -2.
 
구원:(너덜너덜해진 형사님 바라본다...)
 
권태혁:(... ... 몸이 말을 안 듣냐...) ... 진짜 괜찮습니다... (...) ... 아마.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의 발 밑에서 계단이 무너집니다.
 
아찔한 높이에서의 추락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끔찍한 고통이 오겠죠.
 
어쩌면 당신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새로 돋아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당신은 위쪽으로 밀려납니다.
 
구원이 당신을 밀치고, 대신 떨어진 것입니다!
 
당연히 수갑으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당신은 이어진 손목에 격통을 느낍니다.
 
사람 한 명의 무게를 버티기엔 역부족입니다.
 
구원:#
 
구원은 미안한 듯 웃어 보입니다.
 
구원:아, 미안해요. 많이 무겁죠?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지금 풀어줄 테니까.
형사님이 손상될까 봐 걱정이긴 한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끝이니까... 그러니 최대한 빨리 달려가면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구원은, 다른 손으로 자신의 수갑을 만지작거리기 시작합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는 열쇠 따기에 무한한 재능이 있었죠.
 
그가 무엇을 시도하는지는 뻔합니다.
 
어떻게 할까요, 권태혁?
 
그대로 둘까요?
 
아니면... 끌어올릴까요?
 
권태혁:(당황하는 것도 잠시 손목에 느껴지는 고통에 정신 바짝 차린다.) 미쳤습니까?! 누가 저 대신 죽는 거 절대 사양입니다! (구원이 열쇠 찾을 동안 있는 힘껏 끌어올려 본다.)
 
권태혁:
근력
기준치: 80/40/16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팬텀 블루 미스트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합니다.
 
마침 내 그를 계단 위쪽으로 올리면, 붕괴는 멎고 둘은 안전해집니다.
 
구원:... (조금 어벙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권태혁:... 뭘 그렇게 봅니까. 거기서 갑자기 왜... (...) 됐습니다. 이상한 짓 하지 마십시오. (힘 빠진다...)
 
힘이 빠지는 듯한 기분을 느낌과 동시에,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덧 탑의 꼭대기군요.
 
출구에서 환한 달빛과 서늘한 밤바람이 동시에 불어옵니다.
 
구원은 당신이 자신을 구한 것이 상당히 얼떨떨한 모양입니다.
 
풀리다 만 수갑이 짤그락거리고...
 
최후의 괴도와 형사는 마지막 장으로 접어듭니다.
 
높은 탑 위에 섭니다.
 
보름달을 제외하고는, 별이 하나도 뜨지 않은 밤하늘입니다.
 
종탑이었나봐요.
 
줄이 달린 종이 걸려 있네요.
 
줄을 당기면 종이 울리는 구조입니다.
 
권태혁: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줄에 쪽지가 붙어 있습니다.
 
“종을 울리고 돌아가세요.”
 
권태혁:(짧게 한숨 내쉰다. 너덜너덜한 무릎하며... 잠옷 입고 이게 뭐하는 짓인지...) 다 끝난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손으로 줄에 손 갖다 댄다.) ... 현실이랑 꿈은 다르겠죠? 그럼 마지막이라고 해야 하나...
 
구원:다 끝난 것처럼 보이긴 하네요. ... (빠안히 보다가) 왜요? 저랑 이것저것 다 겪다가 마지막인 것 같으니 좀. 아쉬워지셨나요, 형사님?
 
권태혁:마지막 치고 너무 허접한 거 아닙니까. 달랑 쪽지 하나라니. 음... 확실히 그쪽이랑 있으면 우당탕탕 거리는 느낌이 있다 보니, 있다가 없으면 허전하잖습니까. 그래도 이런 곳에서는 빨리 나가는 게 낫겠죠. 어딘가에서 잘 지낼거라 믿겠습니다. (줄 꾹 쥐고 종 울린다.)
 
종을 울리자, 청명하고 맑은 종소리가 퍼져나갑니다.
 
동시에 그 커다란 보름달이 하나의 출구로 변합니다.
 
공간에 생긴 균열이라고 하는 게 좋을까요.
 
하늘에 뻥 뚫린 구멍을 보는 건 굉장히 이상한 일이지만,
 
오늘은 이미 이상한 일들을 충분히 겪었으니까요.
 
하지만, 저 위까지 어떻게 도달할 수 있단 말이죠?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는 데다가,
 
여긴 비행기나 기구, 하다못해 행글라이더나 거대풍선도 없는데요.
 
당신이 망설이고 있을 때, 팬텀 블루 미스트가 말합니다.
 
구원:... 형사님, 저를 믿을 수 있나요? 꿈이라고 생각하면, 꿈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잖아요.
아무것도 이상하지 않아요.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말 못했었는데... 조금 전에, 구해주셔서 고마웠어요. 그럼 끝까지 제가 가능한 일을 할게요. 팬텀 블루 미스트, 사상 최대최후의 마지막 마술!
 
그리고 그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팬텀 블루 미스트의 장갑은 너덜너덜하고 해지고,
 
손목엔 수갑까지 채워져 있지만.
 
이 손으로 수많은 일을 해낸, 대괴도의 손이거든요.
 
권태혁:믿겠습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자고 했을 때도 믿어주셨으니까 뭐... (...) 별 말씀을요, 경찰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겁니다. (내미는 손 위에 본인 손 겹친다.)
 
손을 잡으면...
 
구원은 아무런 예고도 전조도 없이,
 
갑작스레 당신을 끌어당겨, 종탑의 바깥에 발을 디딥니다.
 
바람이 거세게 붑니다.
 
눈을 감아버리고 추락에 대비하지만,
 
아무것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다시 눈을 뜨면, 당신은 하늘 위에 서 있습니다.
 
종소리가 은은하게, 계속 퍼져나갑니다.
 
잠시 숨어 있었던 별들이 하나 둘 피어나고,
 
반짝이는 별빛 아래에서 괴도는 당신을 더 위로, 위쪽으로 끌어올립니다.
 
한 발짝씩 걸을 때마다,
 
분명히 계단도 받침대도 없는 하늘인데,
 
무언가 당신의 발아래를 단단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없습니다.
 
이건 마술이거든요.
 
아니면, 마법이라거나. 어쩌면 기적이에요!
 
그렇게 하늘을 걸어, 그저 평화롭게 걸어가,
 
달의 모양을 한 문 앞에서 팬텀 블루 미스트는 말합니다.
 
구원:사실, 귀걸이를... 훔쳐 가려 했어요. (양심 고백.) 결국 이번에도, 저로 인해 형사님이 위험을 겪게 되었잖아요.
귀걸이를 가져가면 저와 형사님의 연결점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니까. 그럼 정말 문제 해결~ 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흘끔 눈치보기.)
그런데 좀 고민이 생겼어요. 이렇게 제 마음대로 해도 되나.
전 원래 언제나 마음대로 살았지만, 형사님의 의사를 무시하기... 새삼스레. 미안해져서?
어쩌면 욕심이라고 할 수도 있겠죠.
...
 
구원:저기요, 형사님.
아니... ... (큼.) 권태혁씨?
 
괴도는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리고 묻습니다.
 
구원:그림
앞으로도 제 약점이 되어주실래요?
만약에, 절 계속 보고 싶다면, 보는 게 싫지 않으시다면...
또 만나러 가도 될까요.
 
바람이 불어, 당신의 귓가를 훑고 지나갑니다.
 
귀걸이는 아직 당신의 귀에 걸려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참 많은 선택을 해왔죠.
 
이번이 당신의 마지막 선택이 될 거예요.
 
귀걸이를 돌려주면, 이 지긋지긋한 인연은 완전히 끝이 날 것입니다.
 
귀걸이를 돌려주지 않는다면, 더한 위험에 노출될 수도 있겠죠.
 
... 어떻게 할까요?
 
권태혁:원래 당신 거였으니 다시 가져가는 것도 당신 마음이긴 합니다. (...) 근데 저한테 줬으니까 이제 제거인 거겠죠? 으음... 그러니까... ... 그 최고의 괴도의 약점으로 남는 것도 꽤 괜찮겠다는 말입니다. 말했잖습니까, 이제 없으면 허전할 정도라고. 또 만나러 와주시면 그때는... 괴도랑 형사가 아니라 구원이랑 권태혁으로 만나 볼까요. (내내 인상만 쓰던 얼굴 살짝 풀어낸다. 앞으로 더한 위험에 노출 되겠지만... 잠깐의 휴식 정도는 괜찮지 않으려나.)
 
당신이 팬텀 블루 미스트에게 뜻을 전하자,
 
그는 괴도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만큼 여린 표정이 됩니다.
 
하지만 곧 자신만만한, 당신에게 익숙한 미소로 변하네요.
 
괴도는 당신의 귀에 걸린 귀걸이를 살짝 매만집니다.
 
서로의 귀에서 푸른 안개꽃이 반짝입니다.
 
구원:고마워요, 형사님. 다음에 다시 만나러 갈 땐, 권태혁씨라고 불러야겠네요.
 
괴도와 형사는 재회를 기약합니다.
 
구원이 당신을 잡았던 손을 떼자,
 
언제 그랬냐는 듯 수갑이 깔끔하게 풀어집니다.
 
당신은 자신을 끌어당기는 부드러운 힘을 느낍니다.
 
공간의 균열로, 달의 구멍을 통해 왔던 곳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구원:안녕히, 형사님.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작은 속삭임을 끝으로 당신은 눈을 감습니다.
 
바야흐로 위대한 모험의 끝입니다.
 
새까만 어둠이 눈꺼풀을 덮고......
 
......
 
......
 
새 소리가 들립니다. 아침입니다.
 
잠에서 깨면, 아마 간밤 좋은 꿈을 꾼 것 같아요.
 
더 없이 개운하고 뿌듯한 기분입니다.
 
그래요. 꿈에 괴도가 나왔었죠.
 
그건 정말 꿈이었을까요?
 
당신은 괴도의 전언을 생각하며, 서서히 잠기운을 몰아냅니다.
 
어디선가 꽃향기가 납니다.
 
옆을 보니, 왠지 창문이 열려 있네요.
 
분명히 창문을 닫고 잤는데 말이에요.
 
아, 잠시만...... 누군가 아주 가뿐하게, 창턱에 착지합니다.
 
마치 새가 날아 들어온 것처럼.
 
밝게 웃는 그는, 푸른 안개꽃 다발을 당신에게 내밉니다.
 
다시 만난 괴도가 즐거운 듯이 웃습니다.
 
구원:좋은 아침이에요, 친애하는 형사님... 아니. 권태혁씨.
 
물론, 이것은 당신에겐 최선의 결말이겠지요.
 
당신은 구원과 함께하는, 진정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