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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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2
 
KPC  PC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아무말
 
아무말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명: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명:
Rolling 1d2
굴림: 2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당신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아무말
 
명: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멀지 않은 곳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출처는……
 
어라, 불 앞에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당신을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명:(소리가 들리는 방향 가만히 응시하다가 낯선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갑니다.)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
 
명: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말해버렸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당신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흩날리는 백발과 그에 못지 않은 새하얀 눈으로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
 
문득, 당신은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당신은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명:... 이렇게 추운 눈밭에서 죽긴 싫었는데.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명: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당신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명씨와 판씨에 의해, 제 43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명:
Rolling 1D3
굴림: 2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아무말
 
아무말
 
아무말
 
아무말
 
아무말
 
아무말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당신은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당신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명: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명:
Rolling 1d2
굴림: 2
Rolling 1d2
굴림: 1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당신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판:이제 정신이 들었나~
 
총을 고쳐잡은 판이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판: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크리쳐도 TV같은 건가~?
 
이쪽에서 한 발 갈기고 싶네요.
 
판: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어~
 
그래요. 판은 당신을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판:가끔 한눈판 사이에 까마귀가 물고 간다고~!!
 
……어제까지는 그랬죠.
 
판이 까마귀에게서 소중한 당신을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당신이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판이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판은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당신이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판:(네 얼굴 챱챱 때리고) 어이~ 파트너씨! 이제 슬슬 정신 돌아올 때 됐는데 아직인가?
 
명:(찡글...) 머리 울린다... 소리 안 쳐도 다 들려.
 
판:나약하긴~ 저것도 최강의 인류라고! 기억이 날랑가 모르겠는데 이전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수했어~ 비록 우리 파트너씨는 과다출혈로 뒈졌지만!
 
명:인류는 맞아? (헛웃음 짓고는) 그거 다행이네. ... 그래 뭐. 익숙하니까. 넌 그렇게 입 터는 것 보니까 멀쩡한 가보다.
 
판:어차피 겉모습은 똑같으니까 아무도 못 알아보는데 뭐어~ 나야 멀쩡하지? 왜, 어디 빵꾸라도 났으면 좋겠냐! (낄낄) 익숙하다는 거 치고는 이번 소생은 유독 느리드라? 물론 자가소생에 걸리는 시간은 맨날 복불복이기는 했다만!
 
명:그래... 그렇다고 쳐. 어. (즉답!) 그거 정말 안타까운 소식이네. (...) 그래? 얼마나 걸렸는데? ... 곧 고장 날 때가 된 모양인가 보네. (농조)
 
판:어우... 자기는 파트너한테 너무 매정하네~ (그런 거 치고는 본인은 배갈죽에 총알 박아넣긴 했지?) 얼마나 걸렸드라~ 드럽게 안 일어나길래 밥이라도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지~ 벌써 고장나면 어떡해?! 쨋든. 파트너씨가 두 번이나 죽는 바람에 임무가 지체되었걸랑? 시간 부족하니까 바로 돌입해야 돼.
지도랑 임무 내용은 여기~
아무말
 
명:그럼 뭐 다정하게 대해주면 좋겠냐? ... 혼자? (눈 가늘게 뜨고 너 빤히 바라본다.) 고장 날 수도 있지 뭘. 그래도 지금은 너무 추운 겨울이라 고장 나기 싫다. (임무 내용 훑어보고는) 그래 가자. (뻐근한 어깨 빙글 돌리며 일어섰다.)
 
판:다정하면 좋지~ (싱글벙글) 얼씨구, 너도 배고프다고? (배 부여잡고 큭큭대며 웃다가 안 쪽 주머니에서 초코바 꺼내 준다.) 이번엔 좀 힘들 것 같네~ 뭐! 힘들지 않은 임무가 있었나 싶지만?
 
판은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판이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판:갈까,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판과 당신은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아무말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당신이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판을 받아볼까요.
 
명: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당신은 판을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판은 주변을 둘러본 뒤 지도를 펼칩니다.
 
아무말
 
판:미처 피난하지 못한 사람들은 긴급 대피 구역에 뭉쳐있을 거야~
 
판의 손가락 끝이 지도 표면의 점을 하나씩 짚습니다.
 
눈으로 그것을 좇는다면……
 
A시의 긴급 대피 구역인 학교, 백화점, 병원, 지하철역입니다.
 
명:(손가락으로 지도에 표시된 학교 짚으며) 학교로 먼저 갈까.
 
판:롸저~
 
학교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당신이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판:으흥~ 학교라, 옛날 생각나네~
 
판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는 듯 잠시 감성적인 표정을 짓습니다.
 
판:학교생활 장난 없었지~ (낄낄) 선생들이랑 추격전하고~ 급식 먹으려고 창문 깨고 탈출한 적도 있다?!
 
명:... 학교가 원래 그런 곳이 아닐 텐데? (고개 비스듬히) 불량했구나.
 
판:불량하다니~ (ㅠ) 말이 너무 심하시네~ (우우~) 학교는 원래 이러고 노는 곳이야~ 그 새끼들도 잘 지내나 몰라! 이제와서 과거의 내가 이러고 있다고 생각하면 놀라 자빠질 텐데~ (크하학)
 
문득 이야기를 듣던 당신은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명: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전투시작2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28 입니다.
 
전투 순서는 명 - 판 - 크리쳐 순입니다.
 
약식 룰이므로 반격 및 회피는 없습니다.
 
명: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판:
사격(라/산)
기준치: 85/42/17
굴림: 5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7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1
 
남은 크리쳐 수 17
 
크리쳐:2
 
명: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6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65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3
 
남은 크리쳐 수 4
 
크리쳐들은 꽁지 빠지게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별 것도 아닌 조무래기들이 괜히 나대네요.
 
판:아악~! 기껏 왔더니 꽝이잖아! 괴물 새끼들이나 만나고 말이야~ (크리쳐 사체나 발로 뻥 차더니) 이동하자~
 
명:(곰곰...) 지하철로 가볼까.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판이 당신이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판:(낄낄 웃고는) 지하철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어마어마한 소리가 나는데 말이야~
 
그 말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컴컴한 역 내부로 떨어집니다.
 
판:좀 갑갑하긴 한데에~
 
판은 말을 이어가며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갑니다.
 
판:그래도 안전 구역 내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면허 없이도 말이야~ 그건 꽤 편하지 않아?
 
명:타본 적 없지. (어두컴컴한 역 내부 응시하다 네 쪽으로 고개 돌려서는) 그거 편하겠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타보고.
 
판:귀가 좀 아프긴 하지만 잠깐 참으면 되니까~ 임무 끝나고 시간 남으면 함 타러 가던가? (실쭉 입꼬리 올라가며) 이거 데이트 신청이다~ 아~ 갑자기 여행갔던 거 생각나네~ 예전에는 자유롭게 배낭여행 같은 것도 갔었는데! 계획같은 것도 없이 냅다 출발했다가 뒤지는 줄 알았지. (큭큭)
 
명:그 정도로 시끄러워? ... 기분 나쁘게 웃네. 그때 가서 보고. (멀뚱하게 네가 하는 말 가만 듣다가) 그렇게 갔는데 용케도 안 뒤졌네. 여행 같은 건 재밌냐?
 
판:(지하철을 타본 적 없는 너는 그저 믿는 수 밖에 없겠지. 그걸 알고서 하는 소리다!) 아유~ 그렇다니까, 파트너씨? (자연스럽게 어깨동무하며 눈가 감기게 웃는다.) 웃는 거 가지고 뭐라 하는 거 아닌뎀~ 내가 뒤질리가 있겠어? 무려 최강의 인류라 이 말씀이야~! (기세등등) 조올라 피곤해~ 솔직히 왜 재밌다 그러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속은 시원하지? 우리 파트너씨께서는 가보고 싶은 곳 없었어?
 
명:... 세상에 크리처보다 시끄러운 게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 말에 어두운 쪽으로 시선 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제 어깨를 감싸는 팔에 다시 고개 돌렸고) 넌 왜 데이트 신청을 나한테 하냐? (이해 안 간다는 듯 고개 비스듬히) 그건 또 대체 뭔지 모르겠네. 가보고 싶은 곳? (...) 바다였나. 맑고 푸른 바다. (뜸) 이젠 못 볼테니까, 뭐. 별 상관은 없어.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판:이 크리쳐 밖에 모르는 놈아~! 이래서야 이 험난한 세상 살아갈 수 있겠어? (어깨동무한 팔 휘적이며 네 얼굴이나 툭툭 건든다. 이딴 놈이 정말 최강의 인류가 맞는 걸까... 하는 의심이 들지도 모르겠네.) 우리 파트너잖아~ (ㅠ) 자기, 매정하게 이럴거야? (네 뻔한 대답에 푸하학 웃는다.) 아이고~ 배야! 이거야 원! 책에서라도 봤나 보지? 바다라~ 임무 끝나면 보러 갈 수도 있지? 파트너씨 세상은 무채색이네~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명: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때,
 
역 내부 벤치에 무언가 작은 실루엣이 보입니다.
 
피처 발견하지 못한 생존자 인가요?
 
명:... 니도 무채색이면서. (제 얼굴 건드는 거 무시하고 역 내부 살펴본다.) ... 저거 뭐냐? (눈 가늘게...) 가까이 가볼까.
 
판:(휘파람이나 솔솔 불며 가볍게 대답한다.) 잘 안 보이네~ 롸저~
 
가까이 다가가 확인해보면...
 
작은 캔 통조림 하나가 놓여져 있습니다.
 
하긴... 생존자라기엔 턱없이 작았어요.
 
손상된 흔적도 전혀 없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명:(통조림 집어 들곤 요리조리 살핀다.)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캔 따고는 물끄러미... 바라보다 한 입 먹습니다.)
 
지하철 역에서 더 찾을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명:
Rolling 1D3
굴림: 3
(통조림 내려두고는) 병원으로 갈까.
 
판:네네~ 본부대로~
 
병원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는지 면밀하게 조사하던 도중, 문득 판이 먼저 말을 꺼냅니다.
 
판:파트너씨는 오래 아파본 적 없으시지?
 
그건 마냥 좋은 게 아니라고 가볍게 덧붙이면서요.
 
고통은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통각 수단이라고 했던가요,
 
아! 물론 당신은 인간이 아니니 상관없습니다.
 
당신의 경우 긴 치료가 필요한 부상은 죽었다 살아나는 쪽이 '효율이 높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을지도요.
 
물론 당신이 아픔을 못 느끼는 건 아니지만……
 
판:뭐어-... 확실히... 다치면 불편하긴 해? 나는 인간이니까~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곤 해도, 판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요.
 
판은, 크리쳐가 되고 싶은 것처럼 말하네요.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잠깐, 당신이 감기에 걸린 적이 있었나요?
 
......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명: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명! 저길 보세요!
 
대기실 탁자 위에 뭔가 보이지 않던가요?
 
하지만 두 번 속지는 않죠.
 
아까보다는 조금 큰 편이긴 하나 생존자라기엔 턱 없이 모자라요.
 
혹시... 크리쳐일까요?
 
명:(빤히 응시하다가 가까이 다가가봅니다.)
 
이런! 조심하세요!
 
...
 
이 구역은 식사 시간 도중에 대피한 걸까요?
 
식량 2인분 치와 맛있는 오렌지 주스 한 병이 보입니다.
 
명:(먹어도 괜찮은가 살펴봅니다.)
 
매의 눈으로 살펴보면 아까와 마찬가지로 손을 탄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명:(식량 1인분은 챙기고, 남은 1인분과 오렌지 주스 판에게 건넵니다.) 챙겨.
 
판:(얼탱!) 내가 파트너씨 짐꾼이야?! (... 물건 조끼에 잘 챙겨넣는다.) 네, 알겠습니다!
 
더 이상 이 곳에서 볼 수 있는 건 없을 것 같습니다.
 
명:... 먹으라고 줘도 난리야. (얼탱...) 니 지금 목 마르냐?
 
판:아... 먹으라고 준 거였어? (제 머리 탈탈 털더니 씨익 웃고) 다정도 하셔라~ (음료수 네 조끼에 꽃아주고) 나 오렌지 주스 알레르기 있어~
 
명:내가 다 먹을 거였으면 내가 챙겼겠지. (...) 그러냐? (전혀 믿지 않는 투로 답하고는 뚜껑 열어 주스 마신다.) 백화점 남았나. 거기로 가.
 
명:
Rolling 1D3
굴림: 3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판이 입을 뗍니다.
 
판:곧 크리스마스잖아? 선물 세트를 잔뜩 팔겠네~ 아, 물론 우리는 연휴에도 집에 보내주지 않지만~ (ㅠㅠ) 개자식들~!!
 
명:... 너 뭐 하냐? (어이없다는 말투와 눈초리...) 집에 언제 가는데? 가기 전에 사들고 가.
 
판:아이고~ 세상이 빙빙 돈다~ 이거 어케 나가드라? (애꿏은 유리벽만 통통 두드리며 여섯 바퀴째 시작한다.) 안전지대 지켜야지 가긴 어딜 가? 어짜피 만날 가족도 없지만~ 덕분에 통장은 두둑~ 하겄다! 난 올해도 우리 파트너님이랑 보내겠네~ 선물은 필요없어? 온 김에 살까봐~
 
명:(가만 지켜보다 성큼성큼 걸어가선 일곱 바퀴째 돌기 전에 팔 붙잡아 끌고 나옵니다.) 바보냐. 키는 커가지곤... (...) 내 의사는? (눈썹 까딱!) 필요한 게 있나... 난 됐고, 니 살 거 있으면 사던가.
 
판:우욱... 욱, (제 입 틀어막는다.) ... 키는 유전~... 어쭈! 그래서 싫으시겠다?! (...) 낭만도 없는 놈!
 
판은 평소와 달리 제법 들뜬 얼굴로 말하다가...
 
당신의 답변에 금새 식어빠진 얼굴로 변합니다.
 
백화점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기분이 한층 더 가라앉습니다.
 
연휴나 명절은 평범한 사람에게나 즐거운 일이지,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잖아요?
 
당신은 스스로 존재 의의를 되새깁니다.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명:
기준치: 70/35/14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당신이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당신과 판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전투시작2
 
전투 순서는 명 - 판 - 크리쳐입니다.
 
명: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7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21 마리입니다.
 
남은 크리쳐 수 : 4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당신이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7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남은 크리쳐들은 도망가 버리네요.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전투종료
 
어느 정도 탐색이 끝나면, 판은 다시 지도를 꺼내 생각에 잠깁니다.
 
그는 긴급 대피 구역을 하나씩 짚으며, 의문을 꺼냅니다.
 
판:허어~... 이거 이상한데?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아. 긴급 대피 구역은 크리쳐가 진입하기 어려우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쉬운 곳으로 설정했을텐데, 왜 사람은 없고 크리쳐만 있지?
(...) 이상한 점이 너무 많은데. 우선, 크리쳐가 이렇게 한 장소에 많이 모여 있는 건 처음 보잖아? 애초에 안전지대가 생기고 나서는 크리쳐들이 도시를 통째로 장악할 정도로 큰 피해를 본 적이 없었어~ 녀석들에게는 안전지대를 뚫고 들어올 만한 지능이 없으니까~
...... 무리를 이끄는 통솔력 있는 리더가 있으면 몰라도?
 
두 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 다시 한번 지도를 살펴봅니다.
 
여러 가설이 나올 수 있겠네요.
 
누군가가 크리쳐들에게 정보를 흘렸다,
 
생존자는 없고 도시 침식률이 보이는 것보다 높다,
 
혹은 전부 함정이라거나.
 
명:
듣기
기준치: 75/37/15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판은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어쩌면 생존자가 보내는 구조신호일 수도 있겠네요.
 
명:... 무슨 소리 못 들었냐? (귀 기울여 그 소리에 집중한다.)
 
판:응? 소리? (지도 가만 보다가 귀 기울인다.) ... 구조신호인가?
 
여전히 작은 소리만 들립니다.
 
어떡할까요, 명.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볼까요?
 
명:생존자일 가능성이 없진 않으니까. ... 가보는 게 낫겠지.
 
우리는 소리에 의지하여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합니다.
 
당신과 판이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판이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판:신호를 보내던 사람에게 무언가 문제가 생겼거나~ (...) 아니길 바라지만 역시, 함정인가?
 
또 다른 판이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는 당신의 옆에 있는 판을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판 (여태까지 당신 곁에 있었던)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판:뭐?
잠깐, 뭐라는 거야?! 어린 애도 그런 거짓말에 안 속겠다!
인류 최강인 나를 감히 누가 습격해?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98%의 하급 크리처들을 처리하는 게 그들의 일이지만, 간혹 특수한 능력을 갖춘 상급 크리쳐와 조우하기도 했죠.
 
본능적으로 둘 중 하나는 상급 크리처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명:(판에게서 떨어져 둘과 거리를 두고는) ... 뭐냐? (인상 팍 구긴다.) 뭔 이런 개 같은 상황이...
개소리 그만해라? 어이, 파트너씨! 왜 거리 두는데~ 설마 저 새끼 말 믿는 거 아니지? (네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간다.)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진짜 판만 알고 있는 사실이 없을까요?
 
그의 과거시절 이야기라던지.
 
충분한 대화는 했다고 생각합니다.
 
겉모습은 따라할 수 있지만 기억까지 따라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명:... 야 니네 둘. 여기 오기 전에 나한테 간식 하나 줬잖아. 그게 뭐였냐?
초콜렛이랑 초코바랑 엄연히 다르거든~?
 
명:(같이 동행하던 판 옆으로 다가가선 어깨에 가볍게 기대어 섰다. 시선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온 판에게 두고는) 속일 거면 좀 제대로 속이지그래? (헛웃음) 야, 들었지? 날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겠단다.
 
판:(!) 혀엉~ 파니 믿고 있었어요! (네 이마에 쪽쪽 뽀뽀하더니 꺄악~) 우리 파트너씨는 눈썰미도 좋으셔라~ 너무 완벽하면 곤란한데~! (큭큭 웃다가 싸한 얼굴로 반대편에 같은 얼굴 노려본다.)
 
다른 누구도 아닌 판을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판을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판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판이 반쯤 날아갑니다.
 
당신이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당신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당신이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명: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판이 흉흉한 얼굴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판:아~ 진짜 좆같네... 헛소리를 왜 들어주고 있어?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판이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상념이 이어지기 전,
 
판:그보다, 이쪽으로 와.
 
판이 흐르는 피를 대충 닦아내며 조금 전까지 넘어져 있던 바닥을 가리킵니다.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판이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명:... 너 괜찮냐? 쟤가 하는 소린 들었고? (가까이 다가가선 가리킨 타일 본다.) 이게 뭔데?
 
판:(하얀 머리는 혈흔으로 인해 붉어졌지만... 뼈 부러지고 내장이 튀어나오는 것 보단 낫다는 생각이다. 생긋 웃으며) 조금 빡쳐서 파트너한테 괜히 신경질 냈네~ 미안! (고개 기울이고) 뭔 소리? (고개 까닥이며) 열어봐.
 
명:(한 쪽 무릎 굽혀 앉았다. 손으로 혈흔으로 인해 붉어진 네 머리 쓸어넘기고는) ... 아냐. (재질이 다른 타일 열어본다.)
 
당신이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판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당신과 판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당신과 판을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당신과 판은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당신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당신은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당신은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판:명!
 
뒤늦게 판이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당신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당신이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당신을 판이 받아냅니다.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당신은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당신은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명: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명:
Rolling 1d2
굴림: 2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당신이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여우 인형이 판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당신은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판이 죽은 당신을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판이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기척에 고개를 든 판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판의 거동이 낯섭니다.
 
평소의 그보다 조금 더 굼뜨고 불편해 보이네요.
 
단순히 머리를 다쳐서 그렇다기엔 더 아픈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 너 어디 다쳤냐?
 
판:(붕대 감은 이마 손가락으로 툭 건들고) 그럼~ 다쳤지. 그 자식한테 시원하게 날라갔던 거 잊은 거야? (네게 가까이 다가가서는 상처 이리저리 살핀다.) 파트너씨나 걱정하셔. 너 3일 동안 깨어나지 않았다고. 잘못된 줄 알았네...
 
명:거긴 이미 알거든. 거기 말고. (붕대 물끄러미 응시하다가 네 몸 훑어본다.) ... 3일? 시간이 그렇게 지났어? (눈썹 까닥)
 
판:(어깨 가볍게 으쓱인다.) 멀쩡해~ 조금 피곤할 뿐이야. 걱정해주는 거야, 달링? (큭큭 웃고는) 그래~ 3일이나 지나서 현재는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크리쳐가 증식해버렸어. 2순위 사항이 크리쳐 제거 임무였는데... (쯧) 아, 생존자들은 헬기에 태워 보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명:(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 미간이 더 좁혀졌다.) 입은 잘 살아있네. (...) 그럼 어떡하래? 뭐 다른 임무 받은 거 있어? ... 그건 다행이고.
 
판:다른 곳도 멀쩡하다니까 그러네~ 머리가 조금 울리긴 하다만? 아니~ 상부에서도 A시를 포기한다는 결정을 내렸어. 상부는 안전지대 내부로 크리쳐가 진입하는 걸 막기 위해 크리쳐랑 함께 A시를 폭파시킬 거래. 우리는 빨리 빠져나오라고 그랬고. 시를 날려버릴 규모의 폭탄을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긴 한데......
아무말
방금 막, 구조 요청 신호가 확인됐어. 위치는 X 제약 회사~
 
판은 특수한 신호가 뜨는 무전기의 화면을 당신에게 보여줍니다.
 
판:기상 악화 때문에 더 이상의 무전이 어려워.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안 될 것 같고......
 
명:그러니까... A시를 날려버릴 규모의 폭탄이 실린 헬기가 이쪽으로 오고 있는데, 방금 생존자의 구조 요청 신호가 확인 됐고... 그 헬기에 폭격 지연 요청은 불가하다? (인상 잔뜩 찌푸리고는) 무슨 이딴 상황이...
 
판:하하~! 똑똑도 하셔라~ 방금 일어났는데 머리 잘 굴러가네? 역시 내 파트너라니까~ 사실 파트너씨가 정신을 차리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구조를 포기하려 해
했는데, 다행이네! 나 혼자 가서 구해올게. 우리 파트너씨는 부상이 심하니까 먼저 빠져나가는 게 좋겠다~ (싱긋)
 
명:(?) 뭔 헛소리야? (허, 하며 혀를 한 번 차더니 어이 없다는 투로 말을 이었다.) 너가 방금 말한 것처럼 파트너가 버젓이 있는데 뭘 혼자가?
 
판:말했잖아~ 파트너씨는 지금 몸상태가 아주, 정말, 진짜. 최악이라니까? (네 가슴팍 꾹 누르면 통증이 몰려올 것이다.) 나도 자기랑 더 붙어있고 싶긴 한데~ 괜히 부상자를 데려갔다가 발목만 잡히면 안 되잖아? 얼른 구조하고 올 테니까 가서 쉬고 계셩~
 
명:크리처가 득실거린다며? (인상 팍... 구겨질대로 구겨진 미간은 펴질 줄 몰랐고) 쉬긴 뭘 쉬어. 니 혼자 가면 안 쉰다.
 
판:득실거려 봤자지! 파트너씨 나 못 믿어? 최강의 인류가 고작 크리쳐들한테 져서야 되겠나~ (네 미간 꾹 누르고는) ... 하아. 그냥 말로 할 때 좀 듣지 그러냐. 진심이야? 솔직히 파트너씨라면 이렇게 말할 줄은 알았다만...
 
명:알면서 뭘 그래? 괜히 입만 아프게. (묘하게... 미간이 펴진 것 같기도...) 진심이지 그럼 거짓으로 보이냐? (다시 인상 꾸깃!)
 
판:... 하하, 알았어, 알았어! 항복! 내가 졌다! (두 손 들고 항복 자세해. 곤란한 표정으로 잠시 널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어쩔 수 없네~ 그럼 서두르자. 앞으로 1시간 내로 A시를 빠져나가야 하니까.
 
이후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X 제약회사로 가는 길에 크리쳐가 득실거린다고 했던가요?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습니다.
 
목적지까지 이어지는 길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크리쳐들과 마주합니다.
 
판의 말대로, 정말 이상할 정도로 크리쳐가 많습니다.
 
전투시작2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22 마리 입니다.
 
공격 순서는 명 - 판 - 크리쳐 순입니다.
 
명: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4
 
남은 크리쳐 수 : 8
 
앞에서 몰려오는 크리쳐들을 날려버리고 나면 이번에는 반대편에서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판과 당신이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퇴로를 막아선 생체형 크리쳐와 조우합니다.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22 마리 입니다.
 
명: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5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당신은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남은 크리쳐 수 : 7
 
남은 생체형 크리쳐들은 꽁지빠지게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그때, 어두운 골목길에서 원뿔이 날라옵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어느새 당신과 판을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아름다운 금속 모형의 크리쳐는,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조우하는 크리쳐의 수는 20 마리 입니다.
 
명:
사격(라/산)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피해: 13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당신이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3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딛고 선 바닥에는 '크리쳐였던 것'의 잔해만이 가득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전투종료
 
거듭되는 전투에 두 사람의 체력은 떨어지고, 정신력은 흔들립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판: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아~ 내가 좌측부터 찾아볼게?
 
판은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명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7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문득, 당신은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당신이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명:(그 영상 확대해봅니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명:(3일 전 날짜를 입력한 후, 영상 확인합니다)
 
입력한다면,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판이 쓰러지는 명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판:아~...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명백하게 내 실수네.
 
한탄하듯 말한 판은 명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판:푹 쉬어~ 가장 중요한 일은 끝났으니까.
 
라고 말하면서요.
 
...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명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판이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명을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판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판:파트너씨? 벌써 회복한 거야?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명이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판은 명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명에게 걷어차입니다.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판은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명은 판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판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명: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영상은 판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판:하하~... 음! 일단 임무가 끝나고 말하자~ 거짓말한 건 미안해? 하지만 우리는 지금 임무를 끝내러 왔잖아~? 시간이 얼마 없어.
 
판이 당신을 달래며, 어느덧 찾아낸 개폐 버튼을 누릅니다.
 
판:그때만 잠시 이상해졌을 뿐이지 지금의 파트너씨는 괜찮아~ 그리고 나도 크게 다친 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사고였잖아~?
 
명:... 애써 수습 안 해도 돼. (적잖게 놀란 건지 무어라 말도 하지 않고, 네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도 않았다. 그렇게 긴 침묵을 유지하다가 겨우 밖으로 꺼내진 그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욱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을 뿐이었다)
 
판:수습 하는 거 아니걸랑? 나중에 혼자 또 삽질 할까봐 미리 말해두는 거야~ (네 턱 잡아 올리고 히죽 웃는다.) 나 진~ 짜 멀쩡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파트너~ 가끔 일 하다가 엇나갈 수도 있지? 자기는 너무 완벽해서 문제였잖아~ (가벼운 위로라도 되는 마냥 네 어깨 살짝 토닥인다.)
 
명:(순순히 네가 잡아 올리는 대로 따라 고개 올리곤 가만히 있는다. 마주한 그 짙은 노란색의 눈은 오늘따라 유독 더 공허해 보일 수도 있을 정도였다. 영상을 볼 때 요동치던 그 눈빛은 어디로 사라진 건지.) 삽질은 무슨 삽질. ... 그 완벽이 없어져도 문제가 되겠지. 이건 사실이잖아?
 
판:(잡고 있던 손 내려놓더니 미직근한 눈으로 빤히 본다. 이내 작게 중얼거린다.) ... 하아~... 이런 표정 보기 싫어서 말 안 한 건데 어쩜 생각한 그대로냐... (네 이마에 손가락 튕겨 딱밤 한 대 때린다.) 자, 이러면 쌤쌤이지~? 시민들은 괜찮아~ 내가 금방 나서기도 했고 지금껏 다른 곳에서 구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으니까. 지금도 구하러 온 거고~ (큰 손으로 머리 헤집어 놓고나면 만족했다는 듯 지하로 내려간다.)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 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명:(대충 훑어보고는 벽면의 서랍 살펴봅니다)
 
판:(명 방탄조끼 끈 잡고 쭉 당긴다.) 생존자 확인이 우선 아니야? 신기해도 사람 먼저~
 
명:... 정신이 나갔나... (작게 중얼거리고는 엎어진 남자에게 다가가 상태 살핍니다)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5/37/15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도 삐었나...)
 
가운 주머니에서 열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명:
교육
기준치: 65/32/13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뇌도 다쳤나...)
 
당신이 의사도 아니고 사인까지 알 리가 없죠.
 
명:(열쇠 챙기고는 손에 들린 핸드폰 가져와선 살펴봅니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간은 판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추가로 핸드폰 메모장에 써있는 글을 발견합니다.
 
명:(글 확인해봅니다)
 
명:(쭉 읽어보더니 판에게 핸드폰 넘겨주고는 고개 까딱인다. 테이블 살펴봅니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명:(종이 집어서 하나하나 확인해봅니다)
 
아무말
 
아무말
 
아무말
 
연구 일지를 다 읽는다면, 당신은 생각해냅니다.
 
명은 자신이 이전,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당신은 전부 기억해냅니다.
 
당신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명: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명:... 뭐야 이거? (머릿속이 복잡해지자 인상 찌푸리고는 벽면의 서랍 확인하러 다가갑니다)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있습니다.
 
명:(아까 챙긴 열쇠로 열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자세히 살펴본다면 열쇠 구멍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명:(열쇠 구멍에 열쇠 넣고 돌려봅니다)
 
열쇠를 사용한다면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명:(편지 꾸러미 확인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아무말
 
아무말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명: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당신으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명:... 판? (고개 돌려서 판 바라본다)
 
판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판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판:명,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판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판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판은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아무말
 
아무말
 
명: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느 순간, 판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당신이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판이 당신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당신은 대응할 틈도 없이 판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당신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판의 얼굴이 비칩니다.
 
HP -1
 
이내, 판은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당신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판의 모습을 눈으로 좆으면......
 
판은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쿵, 쿵, 쿵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당신을 공격한 판은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합니다.
 
어떡할까요, 명?
 
명:... 저 미친놈...... (겨우 몸 일으켜 세우고는 판이 향한 곳으로 따라갑니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당신이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판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당신은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판이 있습니다.
 
그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판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는 당신에게 크리쳐라도 괜찮다고 했던가요?
 
당신도 자신과 같은 최강의 인류라고 했던가요?
 
전부 위선입니다.
 
판은 명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죠.
 
그런데도 아이러니하게 지금,
 
판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신뿐입니다.
 
명:(후들거리는 다리를 연신 원망하며 너덜너덜한 문짝 붙잡고 서서는, 그런 판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 판 (한참이나 지나서야 간신히 그 발을 떼선 널 향해 다가간다.)
 
판:(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건물 아래 야경만 바라본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를 제외하고 고요하다. 한참을 그렇게 있고 나면 소름끼치게 웃는 소리가 들렸을 거다. 반쯤 나간 목소리로 미친듯이 웃고나면) ... 하~ 저기 있잖아, 기분 째지지 않아? 크리쳐라는 거 되게 기분 좋네~ 이 도시가 내 발 밑이잖아? 힘도 남아돌고~ 진작에 이랬으면 좋았을 걸!
 
명:(코 주변을 적셔가는 그 피를 옷소매로 닦아내고는, 자신을 보지 않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선 네 옆에 위치했다. 너와 같은 곳에 시선을 두고 바라보기를 한참, 느릿하게 고개를 돌려 너의 얼굴을 바라봤겠다. ... 이런 느낌이었겠구나. 내가 폭주해서 널 공격했을 때 네 몸 상태도 지금의 나와 별반 다를 바 없었겠지. 너는 몰랐겠지만, 지금의 나는 네 기분을 안다. 겪어봤기에, 크리처였었기에 그것에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지금 네가 느끼는 감정을 온전하게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 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그저 판의 옆모습만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자신의 심경도 심히 복잡했으며, 여기서 무슨 말을 꺼내도 제대로 들릴 리가 없다는 걸 알기에.)
 
판:(네가 피를 줄줄 흘리든 어떤 표정을 짓든 별 관심 없다는 듯 제 손만 쥐락펴락 한다. 장난감이라도 얻은 마냥 히죽 웃던 얼굴은 금세 무심해지고 귀찮은 듯 보인다. 하품이나 쩌억 하고 나면 지금 이 상황이, 이 조용한 적막이 마음에 들진 않는 듯 가볍게 스트레칭 한다. 고개 돌려 너와 눈이 마주하면 그 눈은 공허하다. 아무래도 제정신은 아닌 듯 한데......)
파트너~ (평소와 비슷한 듯 하면서 조금 흥분한 목소리로 낮게 읊더니 끝내 싸늘한 목소리만이 남는다.) 귀찮게 굴지 말고 좀 떨어져. 애새끼야? 맨날 졸졸 쫓아다니게. 할 말 없으면, (손 탁탁 털고 씨익 웃는다.) 얼마나 세졌는지 한 번 테스트나 해주던가!
 
 전투시작
 
판: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3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3
 
명:
회피
기준치: 62/31/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명:졸졸 쫓아다니던 애새끼는 자기면서 왜 나한테 난리야? 크리처가 됐다고 아주 눈에 뵈는 게 없지... (중얼거리고는 아까 본 주문 내용 떠올려본다. 한숨 한 번 깊게 내쉬더니 주문 시전할 준비한다.)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판:이제 귀찮게 안 굴게? 누가 거머리처럼 붙어 있으니까 무슨 기분인지 알겠네~ (네가 조용히 있자 배 잡고 푸하하하핫 웃는다.) 뭐하는 거야? 진짜 뒈지고 싶어서 그래? 최강의 인류도 별 거 없네~ 이 정도면 세계정복도 가능하겠는데~?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2
 
명:
회피
기준치: 62/31/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명:아무리 미쳤다곤 하지만 말은 좀 제대로 하지? (...) 됐다. 미친 새끼한테 뭘 바라겠냐? 넌 제정신으로 돌아오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라... (인상 팍 구기고는 다시 한 번 주문 시전할 준비한다.)
 
명: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판:하! 하하하! (...) 미쳤다고? 내가? 아~... 확실히 이런 힘을 가지고 있는데 안 미치는 게 이상하긴 해~? (두 손 올리고 고개 좌우로 젓는다.) 이런! 파트너씨! 아쉽게도 나는 무척 제정신인 상태야~! 기분도 좋고~ 컨디션도 완전 최상인데?! 그리고 크리쳐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잖아? 완전 최고네! (너덜너덜해진 장갑 벗어 던지고 입꼬리 기분 나쁠 정도로 올린다. 용수철처럼 튀어선 빠른 속도로 네게 파고든다.)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피해: 7
 
명:
회피
기준치: 62/31/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명이 크리쳐의 속도에 못지 않게 피하고 나면 옥상의 바닥은 박살이 납니다.
 
최강이라는 수식어를 가진 두 명의 주변으로 대리석 파편이 튀어오릅니다.
 
판:오? (내리치던 주먹 잠시 거두고 피식 웃는다.) 뭐야? 이렇게 잘 피할 수 있었으면서 지금까지 얻어 맞기만 하셨어~? 아... 진짜, (고개 푹 숙였다가 시선 하늘 바라보고 제 얼굴 가린다. 일직선을 그렸던 입은 다시 호선을 그리고) 이런식으로 나오면 재밌잖아~!
 
명:니가 진짜 미친 새끼인 걸 내가 잠시 잊고 있었네. 크리처가 되어가지곤 인간인 날 죽이려고 환장했지? (...) 기분을 알긴 무슨. 제정신인지도 아닌 놈의 기분을 내가 어떻게 아냐. (잔뜩 짜증 난 투로 중얼거리곤 주문마저 시전할 준비한다.)
 
명: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판:그놈의 미친 새끼는~... 듣는 미친 새끼 꼴리게 하네! 그걸 잊으시면 어떡해~ 잊는 건 전에 있던 걸로 충분하잖아? (가까이 다가가선 네 머리 기분 나쁜 손길로 꾹 누른다.) 음? 너라면 이해할 줄 알았는데 말이야? 힘이 있다는 게 무슨 기분인지 알잖아~ (우드득 거리며 목 풀더니 한숨 푹 쉰다.) 아니, 그래서, 왜? (알 수 없는 말 하더니 깔깔 거리며 웃는다.) 명~ 재미없게 굴지말고 공격적으로 나와보라니까?! 나 때리는 쪽 보다는 맞는 쪽이 좋거든~! (부서진 바닥 탁탁 차며 스텝 밟고나면 그대로 골반 틀어 발 휘두른다.)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4
 
명:
회피
기준치: 62/31/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장대 마냥 날아오는 발에 명이 맞고 나가 떨어집니다.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던 문에 부딫히고 쓰러지면
 
울컥, 입에서 비린 혈향이 느껴집니다..
 
명:(콜록거리며 재채기하고는 입가에 묻은 피 대충 손으로 스윽 쓸어 닦는다. 주머니 뒤져서 나온 식량 하나 입에 털어 넣고는) 지금 이 상황에서 그 소리 들었다고 꼴리냐? 변태 새끼... (어이가 없다는 듯 허, 하며 가볍게 혀 차고는) 그 기분 다시 못 느끼기 전에 지금 실컷 누려둬라? 그렇게 맞는 게 좋으면 그 짓 관두고 와서 꿇기나 하던가. 지금이라면 실컷 때려줄 수 있을 것 같거든. (헛웃음 짓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손 탁탁 턴다. 뻐근한 어깨 한 번 빙글 돌리고는 다시 한 번 주문 시전할 준빚한다.)
 
명:
Rolling 1D3
굴림: 2
 
명: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명:
Rolling 1D6
굴림: 3
 
명이 주문을 외우면 다소 진정된 판은 명의 품속으로 넘어집니다.
 
전투종료
 
전투가 종료되면 A시가 폭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은 5분 남짓입니다.
 
이후,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장을 이탈하거나, 다시 AOC로 돌아갈 수도 있겠네요.
 
혹은 상부에 침입해 이 일을 꾸민 사람들을 전부 죽이는 것도 가능합니다.
 
판:(네 품속에서 한참 조용히 있다가 말문 땐다.) ... 하하... 미안, 미안~... 이거 도파민 장난 아니다~ 파트너씨가 왜 그렇게 날뛰었는지 알 것 같네~ (느릿하게 일어나서는 숨 한 번 거르고 네 상태 살핀다.) 일어날 수 있겠어? 이제 어떡할래?
 
명:... 정신 차렸냐 미친놈아. 더럽게 무겁네. (눈 가늘게 뜨고는 그런 너 빤히 바라보다가) ... 이제 다 귀찮아. 넌 내가 하자고 하는 거에 동의하고 따라올 거냐?
 
판:에이~ 너무 그러지 말자~ 이것도 파트너씨 챙기려다가 그런 거잖아? (무겁다는 말에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몸 네 쪽으로 더 기울인다.) 아유, 그럼요~ 분부대로 해야죠~ 잘못한 것도 있는데. 사랑의 도피라도 할까? (히죽 웃고는 네 손등에 입 맞춘다.)
 
명:... 무겁다는 말 못 들었냐? 키도 큰 놈이 그렇게 기대오면 어쩌자고. (미간 좁히며 네 어깨 툭툭 치고는) ... 누가 변태 새끼랑 사랑하겠대? (그러면서도 손등 순순히 내줬고...) 나는 거기로 돌아가기도 싫고, 귀찮은 일 벌이기도 싫거든? (...) 그래, 해봐. 사랑의 도피인지 뭔지. (반대 손으로 네 머리 헝클어트리더니, 가볍게 이마끼리 맞닿게 꽁 하고는) ... 내가 진짜 미친 게 맞는 거 같네. 크리처에서 인간으로 돌아오는 부작용에 이런 것도 있냐? (고개 옆으로 돌려선 픽 웃는다)
 
판:무거워도 조금만 참아봐~ 애정표현이잖아, 애정표현! (피식 웃고나면 눈꼬리 감긴 채 뒤로 한 발 무른다.) 변태 새끼는 별로 취향 아니야~? 흐응~ 어쩌냐~ 나는 변태 새낀데. 취향 개조하셔야겠네~ (크큭, 웃음 소리내고 어깨 으쓱인다.) 너가 싫다는 곳은 나도 싫어~ 귀찮은 일은 원래 싫어했고~! (고개 살짝 기울이더니) 그런 부작용은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파트너? 아직 미치기에는 우리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인 걸~ (네 턱 꾹 잡아 올리고는 입 가린 목티 위로 입 맞춘다.) 그럼 갈까?
 
명:애정표현 참 독특하게 하네. (고개 다시 돌려서 네 얼굴 똑똑히 바라보고) 그러게, 어쩌냐? 열심히 노력해 봐. 그 취향 개조될지 누가 알겠어? (고개 비스듬히 한 번 까딱이고는) 아, 그래? 그러면 내가 진짜 미친 게 맞나 보지. (제게 입 맞추는 그 행동에 미간 다시 좁혔다가) ... 뭐 하냐? (제 입 가린 목티 내리고, 네 목티도 확 걷어 내렸다. 네 뒷머리 붙잡고는 꾸욱 눌러 입 맞추고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제 목티 올렸다.) ... 가.
 
판은 당신을 안아 들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판과 명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판:달릴 수 있어?
 
평온한 어조로 판이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명:최강의 인류를 뭐로 보는 거야? (고개 까딱)
 
달칵, 명의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판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또 앞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