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딱히 특별한 약속도 처리해야 할 일도 없습니다.
여유롭게 브런치를 먹거나 낮잠을 자거나, 산책을 해도 좋겠네요.
명:(소파에 앉아선 멍하니... 그저 멍을 때릴 뿐)
뭐, 당신이 무언가를 하기 위해 움직이거나, 혹은 움직이지 않거나.
때마침 명의 앞으로 메신저 한 통이 도착합니다.
777억이라는 인위적인 숫자도 웃기고, 그 돈을 어디서 났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폰 다시 대충 옆에 던져두고 멍 때리기)
당신이 답을 하면 판은 기다렸다는 듯 바로 메신저를 보내옵니다.
당신이 이어서 답장을 하려고 하거나 잠시 고민을 하고 있으면 판에게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명:(화면에 뜬 이름 노려보다시피 응시하다가 받습니다)
여보세요.
판:자세한건 나중에 설명할게. 일단 와서 도와줘,
도와주면 돈은 반 줄게.
진심인지는 모르겠지만 777억의 반을 주겠다는 충격적인 말까지 합니다.
칼리아르고라면 수도 시온의 남쪽에 위치한 구역입니다.
명:
지능
기준치: |
70/35/14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뭔 개풀 뜯어 먹는 소리야)
명:
지능
기준치: |
70/35/14 |
굴림: |
68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칼리아르고에서 유명한 카지노나 파칭코 등이 떠오릅니다.
... 판이 진짜 대박을 친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명:(잠시 고민하더니 권총과 차 키 대충 챙겨들고 밖으로 나갑니다)
아직 이른 오후인데도 칼리아르고는 도박과 유흥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해 혼잡한 편입니다.
약속장소인 사거리의 골목은 현재 위치한 도로에서 쭉 직진만 하면 되지만,
길목이 좁은 편이기 때문에 자가용을 가져온 명으로서는...
자가용을 타고 안으로 진입하기는 어렵겠습니다.
일단 어딘가에 주차한 후 걸어가는 편이 더 빠르겠네요.
어쨌든 미래도시답게 공중에는 지상부양열차가 떠다니고 있는데, 그 밑에 깔려 있는 풍경은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건물과 건물을 잇고 있는 빨래 끈과 꼬질꼬질한 옷.
길바닥에는 온갖 전단지가 지저분하게 흩뿌려져 있고, 틈 없이 빼곡하게 세워진 건물에는 화려한 네온사인 간판이 걸려있습니다.
음식점, 노래방, 편의점 등 평범한 상가부터 음침하고 수상한 가게까지 종류는 꽤 다양합니다.
명:(주변 둘러보다가 바닥에 떨어진 전단지 하나 주워들어봅니다)
판이 어디서 777억을 땄다는 건지 대충 감이 오는 전단지들이네요.
다른 전단지들은 선정적인 사진이 붙어있는 유흥업소 전단지들이니 굳이 살펴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파칭코는 사거리 골목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눈에 띕니다.
조직폭력배로 추정되는 무리, 평범한 관광객, 근처 주민, 도박중독자 등…
분명히 이 어디쯤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말이에요.
분명 신호가 갔었는데, 얼마 가지 못하고 뚝 끊겨버립니다.
명: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27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파칭코 건물 근처에서 특이한 벨소리가 아주 작게 들립니다.
명:만나자면서 어딜 간 거야? (폰 주머니에 쑤셔 넣고는 벨소리가 들린 쪽으로 향해봅니다)
파칭코 건물 입구에는 토끼 캐릭터가 홀로그램으로 띄워져 제자리에서 총총 뛰고 있습니다.
가 아니고, 토끼탈을 쓴 아르바이트생이 호객행위를 하고 있네요.
손에는 웬 바구니를 들고 있는데, 안에는 청포도맛 알사탕과 싸구려 라이터가 수북히 쌓여있습니다.
이때, 당신과 눈이 마주친 토끼탈 알바생은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 당신의 손에 사탕을 쥐여주고 억지로 등을 떠밉니다.
딱히 들어갈 생각 없었는데. (토끼탈 빤...)
알바:(손에 라이터까지 쥐여주며 한 번만. 하는 손짓으로 꽤나 불쌍하게 군다.)
명:
근력
기준치: |
80/40/1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런 라이터 받으려고 온 건 아니고.
당신의 등을 누르던 손은 한 번에 뿌리쳐 나갑니다.
탈을 써서 보이지는 않지만 꽤나 대놓고 상처받은 모습을 하는 군요.
명:(... 토끼탈 애써 무시하고 판에게 다시 전화나 걸어봅니다)
여전히 전화는 신호만 걸릴 뿐 받질 않습니다.
명:왜 자꾸 질척거려? (미간 좁히더니 다시 토끼탈 빤히 바라보고) 돈 떼먹을 작정이라면 다른 사람 알아봐.
알바:(기어코 네 팔에 달라붙는다. 그 무거운 토끼탈을 좌우로 저으며 이대로 안 받아준다면 무릎이라도 꿇을 기세다.)
명:... 왜 이래? (어이없다는 투와 눈빛) 일단 내 팔에서 떨어져. (...) 원하는 게 뭔데.
알바:(원하는 게 뭐냐는 말에 방방 뛰며 들어오라는 듯 손짓한다. 그리고 가볍게 한 발 물러선다.)
명:말을 해, 말을. (눈썹 까딱이더니 마지못해 따라 들어섰다)
마지못해 내부로 들어가 주면 상당히 좋아합니다.
넓은 내부에는 슬롯머신과 파칭코 기계, 환전 기계까지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꼴에 인테리어에는 신경을 쓴 건지 기계는 전부 최신식이지만,
담배 연기나 땀 냄새 때문에 좋은 감상이 드는 공간은 아닙니다.
기계 하나당 사람이 하나씩 앉아있는 모습에서 어딘지 모를 위화감이 느껴집니다.
버튼 한 번에 희비가 갈리는 사람들도 몇 명 보입니다.
토끼탈 알바는 내부를 소개해 주듯 당신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다니다, 빈자리가 난 777 슬롯머신 쪽으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여기 앉으라는 듯 귀여운 손짓도 잊지 않고요.
(가선 마지못해 앉고는 슬롯머신과 토끼탈 번갈아 바라봅니다)
당신이 자리에 앉는다면 토끼탈 알바는 금색 코인 3개와 작은 쪽지 하나를 건넵니다.
재미로 가볍게…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무료 코인이니 당신은 잃을 게 없습니다.
명:
정신
기준치: |
65/32/13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명:... 이거 해보라고 나를 끌고 온 거야?
알바:(고개 세차게 끄덕인다. 애교도 한 방 보내고...)
명:(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토끼탈 바라보다가) ... 코인 세 개에 한 판?
알바:(마찬가지로 고개 끄덕거린다. 은근 기대하는 눈짓)
명:뭔... (금색 코인 바라보다가 슬롯머신에 그 코인 넣어봅니다)
명은 슬롯머신의 하단에서 코인은 최대 500개까지만 나온다는 문구를 발견합니다.
금액 자체가 작은 편이니 판이 여기서 777억을 전부 땄을 것 같진 않습니다.
코인을 넣으면 슬롯머신이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숫자는 점점 굴러가더니 맨 앞자리 숫자가 마치 운명이라는 것처럼 7로 넘어갑니다.
숫자는 다르지만 7이 있으므로 코인은 3개를 유지합니다.
그때, 누군가가 당신의 어깨를 거칠게 툭툭 칩니다.
돌아보면 검은 양복을 입고 얼굴은 선글라스로 가린 남자입니다.
이 남자 외에도 같은 디자인의 양복을 입은 사람 대여섯 명이 파칭코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대뜸 손님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름을 묻는 무례한 행동도 서슴지 않고 하네요.
사진에 찍힌 건 파칭코에서 룰렛을 열심히 돌리고 있는 백발의 거구 남성...
명:(얜 어디서 뭘 하고 다니는 거야?) ... 모르는데요.
모른다고 답한다면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조금 더 파칭코 내부를 둘러보다가 험한 욕설을 하며 밖으로 나갑니다.
그 와중에 토끼탈 알바는 여전히 당신의 옆을 떠나지 않고 멀뚱히 서 있네요.
뭔가 원하는 게 있는지 당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게 의심스럽습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1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토끼탈을 뒤집어쓴 판은 당신에게 슬롯머신에 관해 설명하는 척 알 수 없는 몸짓을 이어갑니다.
알바:(여전히 알 수 없는 몸짓으로 휘적이다가 폭신하고 거대한 토끼 손바닥으로 네 입을 틀어막는다.)
귓속말을 마친 판은 아무 일 없던 척 당신에게 금색 코인 하나를 더 건네곤, 비상계간으로 올라 유유히 사라집니다.
5분 뒤라면 적당히 코인을 가지고 놀거나 환전을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명:... 코인 세 개에 한 판이라며. (얼탱...)
환전하는 줄이 꽤 있는 덕에 지금쯤이면 5분은 넘었을 것 같습니다
명:(덩치도 큰 놈이 웬 토끼...) (4층으로 올라가 화장실로 향합니다)
1층부터 3층까지는 온갖 도박 기계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4층은 창고로 쓰는 곳인지 고장 나고 낡은 슬롯머신만이 여기저기 쌓여 먼지가 풀풀 날립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화장실은 오른쪽 복도 끝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신이 화장실 문 앞에 도착하면, 푹신한 토끼 손바닥이 툭 튀어나와 당신을 안으로 끌어당깁니다.
청소를 꽤 오래 안 한 건지 은은하게 불쾌한 냄새가 나는 화장실입니다.
판은 태연하게 화장실 문을 걸어 잠그는데, 화장실 안에는 판의 꼴 보다 충격적인 것이 있습니다.
런닝과 사각 빤쓰만 입은 배불뚝이 남자 하나가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판은 원래 알바를 하던 사람의 토끼탈을 뺏어 입은 것 같습니다.
명:... 니가 변태 새끼인 건 알았지만 저런 취향일 줄은 몰랐는데.
판:뭐어~? (화장실의 불쾌한 냄새에도 꼼짝 안 하던 얼굴이 뭉개진다.) 나는 저런 취향 아니야~ 굳이 말하자면 우리 형씨? (보이지는 않지만 윙크하는게 느껴진다.) 쟤가 먼저 나를 공격했다고~ 정당방위지!
그러자 바닥으로 돈다발 몇 뭉치가 떨어집니다.
토끼탈의 머리통 안에도 몸통 안에도 무언가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조금 특이한 구성이었는데,
비싸 보이는 보석 등 정확히 딱 777억이라고 하기엔 애매한 조합입니다.
왜 이런 식으로 받았냐고 물으면 사정이 복잡하니 나중에 설명해주겠다고 답합니다.
판은 명의 왜 이런 식으로 받았냐고 물으면 사정이 복잡하니 나중에 설명해주겠다고 답합니다.
판은 명의 주머니에 수표 몇 장과 보석 등을 억지로 쑤셔 넣습니다.
어차피 한배를 탔으니, 돈을 받은 이상 당신도 도망치기 어려울 거라면서요.
언제 준비한 건지 변장용 가발과 의상도 토끼탈 안에서 꺼냅니다.
판:자자, 얼렁 이거 쓰시고~ (웬 금발 가발 네게 푹 씌우고는 치렁치렁한 레이스 달린 옷 건넨다. 불쾌하기 짝이 없는 미소를 띄우고... 급하게 네 몸 더듬거리며 돈과 보석을 숨긴다.)
명:미쳤냐? 니 취향 옷은 니나 입어. (건네는 옷 도로 네 가슴팍 쪽으로 밀고는) ... 내 몸에서 손 떼라. (구겨질 대로 구겨진 미간은 더 찌푸려졌고...)
판:워워~ 진정하셩? 너 좋으라고 하는 일인데~ (농담이라는 말 덧붙이고는 평범한 가죽 점퍼 던져준다. 약간 아쉬워 보이는 건 기분탓이겠지... 낄낄 웃어대며 멈출 생각은 안 하고 만지작 거린다.)
한 쪽에서는 밀어내고... 한 쪽에서는 붙어대고...
배불뚝이 남자:사, 살려줘! 하...하라는 건 뭐든 할게!
두 사람이 777억을 숨기며 변장을 하고 있으면 구석에서 벌벌 떨던 배불뚝이 남자가 소리칩니다.
판은 당연하게도 무시했지만, 배불뚝이 남자는 떨리는 손으로 런닝 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냅니다.
배불뚝이 남자:나도 그놈들한테서 벗어나고 싶었다고!! 이젠 건실하게 살고 싶어!! 이건 내 와이프랑 딸내미 사진이야!! 이 사진에 걸고 맹세할게!!
명:
심리학
기준치: |
60/30/12 |
굴림: |
2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남자가 하는 말이 진심임을 알 수 있습니다.
배불뚝이 남자:정보!!! 난 정보를 줄 수 있어!!!
그놈들이 왜 널 쫓는지 정보를 캐다 줄게!!
아, 아 그리고 여기서 도망칠 수 있게 도와줄 수도 있어.
칼리아르고는 내 손바닥 안이라고!
명:난 사람들 앞에서 그딴 짓 하는 취미 없다. (가죽점퍼 입고는 금발 가발 신경질적으로 벗고)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설명이나 해봐. (남자 바라보다가 판 쪽으로 고개 돌린다)
판:아이참, 오빠야~ 그렇게 말하면 듣는 사람 오해하겠다아~~ (말 끝 질질 흘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가발 캐치하고는 본인 머리에 턱 올린다.) 사정이 조금 복잡해졌어~ 설명은 나중에 해줄게~ 일단 좀 쫓기고 있다는 사실정도?
(바람막이 점퍼로 갈아입고는 남자보고 기분 나쁘게 히죽 웃는다.) 무슨 정보를 줄 수 있는데? 들어나 보자.
배불뚝이 남자:나, 나는 그저 시키는 대로 일하는 말단일 뿐이야!!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당신을 왜 쫓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조직 내에 돈을 지불하면 몰래 정보를 주는 정보원이 있어!! 내가 그를 만나서 이유를 알아낼게!!
그리고 칼리아르고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칸시'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어!! 그곳 호텔에서 암호 1004를 대고 키를 받아!! 그곳을 접선 장소로 정하고 다시 만나자!!
남자의 말을 듣고 있으면 갑자기 잠긴 화장실의 문고리가 철컥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명: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명:
듣기
기준치: |
75/37/15 |
굴림: |
7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쫑긋...)
명은 구두를 신은 두 세명의 사람이 화장실 밖에 서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배불뚝이 남자:내, 내가 바람잡이 역할을 할게. 끝 칸에 들어가서 숨어 있어.
뚫고 도망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지만, 아래층엔 죄다 한통속인 사람들이 깔려있을 테니 무작정 도망치기엔 조건이 열악합니다.
변장을 마친 판은 무슨 자신감인지 일단 숨는 게 좋겠다고 하고요.
명:
변장
기준치: |
65/32/13 |
굴림: |
89 |
판정결과: |
실패 |
판:
변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2 |
판정결과: |
실패 |
흐트러진 가발하며... 익숙하지 않은 의상하며...
판의 근거 없는 자신감과 배불뚝이 남자를 믿어보는 게 좋을까요...
명:... 허튼짓이라도 하면... (배불뚝이 남자 바라보다가 판 덥석 잡고는 맨 끝 칸으로 들어가 문 잠급니다)
당신은 판을 이끌고 화장실의 가장 끝 칸으로 들어갑니다.
좁은 칸 안에서 두 사람이 숨을 죽이고 있으면 철컥, 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와 대화 소리가 이어서 들려옵니다.
배불뚝이 남자:뭘 하긴, 똥 쌌지...이 탈 때문에 맘 놓고 똥도 못 싸.
양복:조력자가 한 명 합류했다는 보고가 있던데.
아이고, 야.
변태도 아니고 그 틈은 왜 보냐? 똥 싸는 손님 또 있어. 손님 부끄러워 하시니까 방해하지 마.
배불뚝이 남자가 바람을 잡고 있어도 의심은 계속됩니다.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화장실 칸 앞에 멈춰서 차례차례 노크해봅니다.
빈칸은 열어보고, 잠겨있는 칸은 그 앞에 가만히 서서 무언가를 관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
지능
기준치: |
70/35/14 |
굴림: |
4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칸 아래 틈 사이로 신발의 개수를 세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 아, 야. 신발. (입모양으로 말하며 판 신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판:(안 그래도 작은 동공이 더 수축되며 잊은 것을 떠오른 듯한 얼굴한다.) ... 아이고야~ 이런 실수를...! (제 무릎 팡팡치며 히죽 웃는다.) 내가 너한테 올라가는 거 보다야 낫지 않겠니~?
명:(입까지 벌어져선 온갖 부정적인 느낌이 다 담긴 눈빛으로 그런 너 응시하다가) ... 사심 채우지 마라. (인상 팍 쓰더니 어정쩡하게 네 무릎 위에 걸터앉는다)
뭐... 어찌저찌 상황을 무사히 넘기고 나면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또다시 욕설하며 화장실 문을 세게 닫고 나갑니다.
배신 안 했으니까 날 믿을 수 있겠지?
남자는 슬슬 조직의 정보원을 찾아가 정보를 얻어오겠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변장한 상태로 다시 사거리의 골목으로 나오면 어느새 어둑해진 하늘이 눈에 띕니다.
거리는 여전히 시끌벅적하지만 묘하게 긴장된 분위기를 풍깁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이거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은 거 아닌가요?!
명: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98 |
판정결과: |
실패 |
(뭔 놈의 사람이 이렇게 많이...)
명: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90 |
판정결과: |
실패 |
(전단지 와작 구기고는... 앞을 다시 보는데......)
아아... 이번에는 나뭇잎이 눈 앞을 가립니다.
명:
관찰력
기준치: |
75/37/15 |
굴림: |
6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뭇잎도 와작...)
명은 거리를 감시 중인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꽤 늘어났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습니다.
양반은 못 된다고,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당신을 붙잡습니다.
명:
변장
기준치: |
65/32/13 |
굴림: |
3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는 당신을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양복:... 죄송합니다. 사람을 착각했습니다.
고개를 살짝 까딱이고는 시선을 판에게 돌립니다.
판:
변장
기준치: |
75/37/15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리들의 목적지는 사거리의 서쪽 끝에 있는 칸시입니다.
판이 자신의 바이크를 타고 가자며 명의 손을 잡고 이끕니다.
전체적으로 붉은 계열의 조명이 가득하며 침체된 분위기가 풍기는 장소입니다.
이곳까지 도망쳐 온다면 더 이상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배불뚝이 남자가 말한 Z 호텔은 어디에 있을까요.
만약 주변 사람들에게 묻는다면 '거기보다 더 좋은 곳이 있어.'라며 다른 숙박업소를 소개해주려고 하기에 별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참고로 스마트폰 등을 사용한 검색 역시 정보가 뜨지 않으므로 큰 의미는 없습니다.
Z 호텔을 찾아 칸시의 거리를 걷다 보면 무언가가 당신의 발목을 세게 붙잡습니다.
분명 사람은 맞는데, 처참하게 일그러진 몰골이 마치 사람이 아닌 다른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사람:나,나,나는, 럭키. 럭키를 사야 해.
돈 냄,냄새가 나. 너희 돈 숨.숨기고 있지?
심한 알코올 냄새와 미묘하게 달큰한 냄새가 풍겨옵니다.
럭키는, 시티 프레스토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는 그것입니다.
그는 당신에게 럭키를 사야 하니 돈을 내놓으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사람:나,나,는 럭키를 사야해.
돈을 줘. 주지 않는다면 소리칠 거야.
검은,검은 사교도, 너흴 잡아. 잡아갈 거야.
우리가 가진 건 777억이니 조금만 줘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명:... 너 마약 들고 다니는 거 없냐? (판 보고 속닥속닥)
판:에에에엥~~... 내가 써야 되는 걸 왜 쟤한테 줘? 조력자씨, 지금 심장을 달라는 말을 하는 거랑 다름이 없다고~!
명:...... 있긴 있냐? (눈 가늘게 뜨고 너 빤히 바라보다가) 반쯤 농담으로 물은 건데 진짜 있을 줄은 몰랐다. (...) 마약은 얼마쯤 하냐?
판:(멀뚱멀뚱 쳐다보다 볼 살짝 밝히며 이죽 웃는다.) 나한테 관심이 너무 많네에~ (곰곰) 지금이면 맘 놓고 살 수 있긴 하지? 드릅게 비싸 그것도~ 설마 할 건 아니지?
명:그딴 건 딱히 알아둬도 좋을 거 없거든. (눈썹 까딱) 내가 그걸 왜 해? 아니, 애초에 내가 해도 뭔 상관이냐? (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는 대충 5비바 정도 집어 들고) 쟤가 달라잖아. 이 정도면 되려나...
판:에에이~~ 매정하긴~! (프흐흑 웃음 소리 터져나오고는 어깨 으쓱인다.) 할 일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것도 있잖아? 상관도 없긴 한데에~... (제 턱 톡톡 두드리고는) 일상 생활하기 힘들 걸? 추천은 안 한다고~ 고작 그 정도로 되겠어? 백만비바 정도면 약간 정도는 살 수 있을 걸~? 착해빠졌긴~
명:넌 멀쩡하게 잘만 하고 다니는 것 같은데. (의아하다는 듯 고개 갸웃이다가) 쟨 아닌 것 같지만. (...) 뭐 이렇게 비싸? 안 주면 소리 지른다잖냐. 지금 같은 상황에서 괜한 이목 끌어봤자 좋을 거 없어. ... 준다고 해도 소리를 안 지를 보장은 없다만. (백만비바 정도 꺼내들더니 그 사람 앞에 돈 펄럭이고) 더는 못 줘.
만, 이자에게 실제로 돈을 준다면 그리 좋은 꼴을 보진 못합니다.
바닥을 기는 이는 '더, 더 돈을 달라'며 당신의 발목을 강하게 비틀어 잡습니다.
결국 탐욕에 눈이 먼 자는 거리가 크게 울릴 정도로 괴성을 질러댑니다.
바닥을 기어 다니는 사람:여기, 여기 있어! 돈냄새가 나는 것들이!!
마침 검은 양복의 사람들이 칸시에 도착한 순간에 벌어진 일입니다.
검은 양복의 사람들은 멀리서부터 이쪽으로 달려옵니다.
명:은혜를 원수로 갚는 새끼... (꺼내든 돈 다시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제 발목 잡아오는 손 뿌리친다. 발 들어 그 손 내려찍듯 밟아 비틀어 주고는, 다시 판의 팔 덥썩 잡아 그 반대편으로 도망간다)
우리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을 피해 도주합니다.
Z 호텔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상가로 도망치려고 한다면 가게 주인들이 냉담하게 두 사람을 내쫓습니다.
그렇게 내몰리고 내몰려 도망친 골목의 끝은 가로막혀있습니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나듯,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한 명과 두 사람은 정면으로 마주치게 됩니다.
그리곤 능청스럽게 이상한 상황극을 시작합니다.
대뜸 당신에게 매달리며 우는 연기를 시작합니다.
판:어떻게 자기가 나, 크흑... 나한테 이럴 수 있, 어? 우리 좋았잖아...?
명:(이 새끼가 미쳤나...) ... 뭔 소리야? 좋았던 건 우리가 아니라 니 하나뿐이겠지. 좀 받아준 거 가지고 질척거리지 마. (... 꽤 리얼하다. 진심이 좀 섞였나...)
판:(아주 그냥 바지까지 벗겨버릴 기세로 매달린다. 눈물까지 흘려주는 서비스도 잊지 않고 정말 착실히 연기에 몰입한다.) 어떻게 그런 말, 을 해...? 우리 집에 자기와 똑 닮은 토끼, 는 아니고 고양이 같은 자식들이 기다리고 있, 는데...! 질척거리다니, 내가 질, 척이도 아니고... 끅, 하... 자기야,... 여기서 이러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하자... 응...?
판의 이상한 연기에 맞춰 당신이 상황극을 이어가면, 검은 양복의 사람은 머쓱한 표정으로 되돌아갑니다.
과정이야 어쨌든 또 무사히 상황을 모면했습니다.
명:(검은 양복의 사람이 가는 것 확인하더니) ... 놔라 질척이. 바지 벗겨진다. 거짓말이 무슨 물 흐르듯 술술 나와? 그리고 고양이? (미간 점점 구겨진다) 없던 자식이 생겼네. (...) 이런 거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있어? (어이없다는 투)
판:(검은 양복이 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한 얼굴 든다. 네 바지에서 손 치우고 읏차 하며 천천히 일어나고는) 이 판에서 이 정도는 껌이지~ 프헤헤헹~ 그건 농담~ 대충 넘어가~ 잘 속았으니 된 거 아니야? (낄낄 웃고는) 얼른 이동이나 하자~ 또 연기하기는 조금 벅차서?
명:... 잘못했다간 나도 깜빡 속겠네. (큰 길 쪽 바라보더니 제 앞머리 탈탈 털어 스타일링 없앤다. 평소 앞머리와는 다르게 내린 머리 만들더니, 몇 번 더 털고는 가자는 듯 고개 까딱인다) 이러면 좀 더 알아보기 힘들겠지...
명:
운
기준치: |
80/40/16 |
굴림: |
6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후 골목 근처에서 Z 호텔의 입구를 발견하게 됩니다.
호텔이라기보단 낡은 오피스텔이라고 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조그만 로비의 카운터에는 지루한 표정의 주인장이 앉아있습니다.
주인장은 두 사람에게 "1박?"이라는 짧은 물음을 건넵니다.
주인장에게 암호를 이야기하면, 주인장은 말없이 401호의 키를 내밉니다.
트윈베드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거의 싱글베드에 가까운 침대 하나만이 놓여있는 조촐한 방입니다.
다른 가구는 없고 아주 작은 화장실 하나만이 구석에 딸려 있습니다.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누군가가
딩동, 하고 초인종을 누릅니다.
시키지도 않은 룸서비스이니 의심스럽지만, 판은 이게 그
접선일 것 같다고 하며 덜컥 객실의 문을 엽니다.
복도에는 이미 아무도 없고, 문 옆에는 뚜껑 덮인 은색 트레이 하나만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명:(트레이 들고 방으로 들어와 뚜껑 열어봅니다)
트레이를 안으로 가져와 뚜껑을 열어보면 다 식은 스파게티 그릇과 쪽지가 있습니다.
명:... 넌 어디서 뭘 하고 돌아다녔길래 이런 게 너한테 있냐? (쯧 하며 혀 한 번 가볍게 차고는 옥상으로 향합니다)
판:그냥 가볍게 한 판 했을 뿐인데~ (...) 주문이고 뭐고 그런 거 알고 가져왔을리가 없잖아~~ 나도 속은 거다?!
검은 양복을 입은 자들은 옥상까지 두 사람을 추격해옵니다.
당신이 총을 가지고 있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판이 그것을 뺏어 응답하듯 발포합니다.
옥상의 문을 열면 칼리아르고의 화려한 야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소소한 황홀경을 느낀 것도 잠시, 당신은 옥상이 텅 비어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게 됩니다.
분명 필요한 물품을 구비해놨다더니 아무것도 없습니다!
건물의 저 밑에서부터 누군가의 고함이 들려옵니다.
트럭을 몰고 있는 배불뚝이 남자는 트럭의 짐칸에 푹신한 매트를 잔뜩 쌓아뒀습니다.
배불뚝이 남자는 '이 매트는 신소재로 만든 어쩌구,…저쩌구'라며 잘 들리지도 않는 무언가를 설명합니다.
이게 영화도 아니고 이 옥상에서 진짜 뛰어내리라고요?
이 와중에 검은 양복을 입은 자들은 수를 불려가며 두 사람에게 총구를 겨눕니다.
명:저놈들한테 총 맞아서 뒤지거나, 뛰어내려서 뒤지거나? (기가 찬다는 듯 고개 내젓더니) ... 뭔 이딴 선택지가 다 있어.
... 널 팔아넘기면 난 살 수 있지 않을까? (판 빤히...) (농담일 것이다.)
판:(뺏은 총에 총알이 다 떨어졌는지 의미없는 장전만 계속하고 있다. 그러다 눈 마주치면 네 말에 어이없다는 듯 똥 씹은 표정하고) 그거야... 맞는 말같긴 한데 말이지~? 설마 나 팔아먹을리가 없고~ (;;)
명:날 너무 신뢰하는 거 아니냐? 내가 니 때문에 고생이란 고생은 다 겪었는데... (검은 양복들에게 시선 잠시 뒀다가 네게 가까이 다가가선 금발 가발 휙 벗긴다. 동시에 네 귀에 작게 속삭인다) 뛰어내려서 뒤져보자고.
판:그나마 내가 아는 놈들 중에는 제일 믿을만 하거던~ 고생 좀 하면 어때? 그만큼 돈 준다는데~ 앞으로 고생할 일은 없을 거다~ (히죽히죽 웃고나면 제 머리 쓸어올린다. 휘바람이나 시원하게 불더니) 죽거나 미치거나~ 이왕이면 살고 싶은데 말이지?
명:내가 아는 놈들 중에는... (...) 됐다. 이 고생 값 톡톡히 받아낼 거니까 안 주고 튀기만 해봐. (그 모습 가만 바라보다가 픽 웃고는) 역시 그 머리가 낫네. 그렇게 살고 싶으면 쟤네 발밑에서 기어보던가? 살려줄지도 모르지.
판:(팔꿈치로 툭툭 친다.) 에헤이~ 왜 말을 하다 마실까? 서운하게 시리! (대답은 하지도 않고 실실 웃어 넘긴다.) 오호~ 내 머리가 취향이셨어? 이래봬도 꽤 다 어울리는데 말이야~ 으엑~~... 그건 싫다~ 총알만 있었어도 내가 이길 수 있었을 걸? 열명 쯤이야~
눈을 질끈 감기기 전, 명은 판이 가지고 있던 보석에서 강한 빛이 뿜어져 나오는 것을 목격합니다.
당신은 판과 함께 집으로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떻게 여기로 도착하게 된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일어나야 할 것 같은데, 정신이 아득해집니다.